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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시-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님께 삼가 바칩니다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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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호] 승인 2015.04.25  22: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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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어나지 못한 꽃에게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태워도 태워도 되살아나는 꽃의 수치를 기억합니다
이제, 그동안 너무 미안하고 아파서 차마 잡지 못했던 꽃의 손을 잡아봅니다)

마르지 않는 아픔의 강에서 한평생을 허우적거리는 꽃이 있습니다
팔십이 되어도, 구십이 되어도, 천국에서도
언제나 열다섯 살인 꽃이 있습니다
꽃으로 피어나지 못한 꽃이 있습니다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여중생
사춘기라고, 뾰루지 몇 개 솟았다고, 엄마에게 짜증내는
곱게 피어나려고 까치발 들고 멋 부리는 꽃입니다
새벽이슬처럼 함초롬한 꽃에게 위안부라는 미친 일본광풍이 몰아쳤습니다
학교에서, 들에서, 집에서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꽃은 끌려갔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일본군들의 간악한 총대 아래 배꽃 같은 순결은 흔적도 없이 뭉개지고
짐승들의 욕정의 하수구가 되었습니다.
가장 성스러운 꽃망울이 날마다 수십의 칼날에 난도질당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제 몸은 수치를 버렸습니다.
비바람 폭풍 속에 꽃잎은 천 갈래로 찢겨지고 짓이겨져
날마다 분노와 절망과 아픔의 소낙비가 내렸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이보다 더 큰 울음소리를 들어보셨는지요?
육천의 매듭 매듭마다 오욕의 먹물이 스며들었습니다.
구렁이 같은 문신이 온몸을 휘감아 옥죄고, 기어이 영혼까지 파먹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흘러도 저는 자라지 못했습니다.
어떤 꽃은 임신한 배를 난자당해 죽고
어떤 꽃은 이국의 구덩이에서 불에 태워지고
어떤 꽃은 사나운 발길질에 혼절했지요.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리라.
갈기갈기 찢기고 찢긴 꽃잎도 어머니 품에 안기면
그 상처 온전히 치유되리라.
가슴에서 뚝뚝 선혈을 흘리며 가시철조망을 넘어 집에 오니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머니는 화병으로 돌아가셨지요.
어머니, 어머니, 저는 마르지 않는 한의 강이 되었습니다.
밤마다 울부짖는 칼이 되어 구렁이처럼 휘감긴 오욕의 문신을 도려내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부끄러움이 부끄러움인 줄 모르고
미안이 미안인 줄 모르고
잘못이 잘못인 줄 모르는
아직도 짐승의 시간을 헤매는 일본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을 무엇이라 불러야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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