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올드 보이의 귀환? 성공은 글쎄요?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이야기가 있다. 풀자면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인데, 연륜과 경륜이 깊으신 어르신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노인들은 과거 농경사회에서 가장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점점 천덕꾸러기가 되어가는 것은 충과 효의 가치 변화도 이유가 되겠지만, 노욕(老欲 늙은이의 욕심)과 노욕(老慾 늙은이의 심술)이 중심에 있기에 지역사회에서 공경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대세다.

나주지역사회만 도려서 보자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그 병폐는 적폐(積弊)가 되고 있는데 이렇게 보기 흉한 행태는 공공의 의(義) 보다는 개인적 욕망에서 기인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못난 사람이 홀수 즉, 독불장군이다. 다시 말하자면 홀수들의 합치기를 오합지졸이라고도 부르는데 홀수들의 반란은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살펴보아도 성공했던 사례가 없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왼 손뼉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은데 우리는 왼손과 오른손을 합쳐 소리 내는 것을 박수라고 한다. 이게 바로 화(和)다. 사람사는 사회에서는 서로 등을 기대며 응(和)하여 사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만 잘났다고 홀수가 되어서는 만사가 불통이 되기 십상이다. 이 불통이란 속성을 가지고 정치를 도모해 사람에게 이롭게 하겠다면 넋 빠진 사람들이 맞다.

어울리지 않는 짝들이 함께 모이는 이유는 오직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는, 이해관계에 의한 눈치 빠른 계산속이 정답이다. 동지(同志)라는 개념과 정 반대라는 뜻인데 멀지 않아서 쪼개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렇게 속되고 천한 성질을 민심들이 모를 리 없다. 이게 바로 천심이라는 말이다. 높거나 낮은 자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성심만은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성심의 사전적 의미는 '정성스런 마음'이라고 적고 있다. 다른 말로 단심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고려 후기 마지막 충신 포은 정몽주의 '임 향한 일편단심' 의 단심가에서 그 뜻을 가장 잘 들어내 놓고 있다. 모름지기 대장부의 큰길은 단심에서 출발되어져야 한다. 어둠이 깔린 인생길이라고 해서 잡배가 되어가서는 일신은 편할지 모르지만 인격은 개차반이 되고 마는 것을 가슴으로 두렵게 여겨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사람들에게 성심을 가지고 마주해야하는 이유 한 가지는 사람은 귀천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더라도 이해하고 자신의 것을, 심지어 의식세계까지 나누려는 마음을 덕(德)이라 부른다. 이 덕은 이웃들이 알아주었다고 웃고, 몰라준다고 화를 내는 물건이 아니다.

그런데 나주시민이 자신의 역량을 몰라준다고 삿대질이라면 권력에 미친 사람이 틀림없다. 부덕한 사람일수록 자기 목구멍만 알기 때문인데 화(和)는 안중에도 없게 된다. 이러한 부류들이 권력을 말아 쥐게 되면 사람의 땅은 황폐화 될 수밖에 없다.

와신상담이라는 고사가 있다. 복수의 대명사쯤으로 불러지게 되었는데, 괭이 붙은 장작에 몸을 뉘이고 쓰디쓴 쓸개를 핥으며 복수의 칼날을 간다는 것이 사적 동기라면 반드시 사람은 상하게 되어 있다. 나주는 이제 보편타당한 가치와 보편타당한 상식의 통용을 위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한다. 과거에서 배워 새로운 시민의식 세계를 세우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어느 촌로는 이렇게 칠십 인생을 정리한다. 인생 칠십이면 희로애락의 경지를 벗어나 억매임이 없어야 아름답다고….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추함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노욕을 벗지 못하면 잊혀지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강조하자면 사람이면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변이 잊힘임이다. 공자는 이러한 사태를 예감?이라도 하신 양 나이 값을 정해 놓았다.

인생 칠십을 종심(從心)이라 부른다. 종심의 의미는, 사람이 칠십을 살았다면 마음먹은 대로 행동해도 도의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칠십을 넘나드는 올드 보이가 나주지역의 패권을 다시 잡아보겠다고 짝짜꿍에 열중은 개(犬)가 보는 나주지역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가 확실하다. 같은 값어치면 다홍치마라고, 부처의 눈으로 나주를 보아야 한다.

어른은 죽음으로서 후인을 가르친다는 말이 있다.

지역사회는 이러한 고귀한 정신이 면면히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품을 부정하고 혼자보기 아까운 칼춤이라면 그 뒤 끝은 물어보나 마나다.

육신은 비록 부토가 될지언정 자신들의 정신세계만큼은 표표히 살아 뒤에서 오는 사람들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