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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윤영근의 소설 표해록-1.목숨 건 표해(漂海)(2) 과거를 두 번이나 수석으로 합격한 최부
신광재 기자  |  sj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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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호] 승인 2006.11.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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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부는 자신을 수행해서 함께 제주까지 갈 사람들을 모아 금성산을 올랐다. 위험한 뱃길을 나서기 전에 산신제를 드리고 또 일행들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일종의 출정식인 샘이다. 금성산의 중실사(中室祠)에 들러 고(告)를 드리고 내려왔다.

나주성안으로 들어선 최부 일행을 맞이한 목사고을 사람들이 길옆에 늘어서서 구경하려고 모여들었다.

  “나주의 자랑 최부를 좀 보자.”

  “금성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우리의 최부 얼굴은 어떻게 생겼소?”

나이든 아낙들이 길을 터주면서 고개를 내민다. 최부는 일찍이 어린 나이에 진사시험초시(初試)와 회시(會試)에 합격한 다음 성균관에서 공부했다.

이때부터 나주에서는 천재가 태어났다고 온 고을에 소문이 자자했다. 그의 나이 29세가 되던 해에는 과거시험 알성문과(謁聖文科) 을과(乙科)에 일등으로 합격했던 것이다.
 
전라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처럼 자부심을 드높이며 즐거워했다. 그의 과거합격은 나주의 자랑이었다. 그런데 그의 나이 서른세살이 되던 해(1486년 10월)에는 문과중시 을과에 또다시 일등으로 합격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영산강변에서 인물 났다.”
 
 “어렵다는 과거를 두 번이나 합격한 천재가 태어났다.”
 
오늘날로 말하면 사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모두 패스한 편이다. 그것도 당당히 두 번 모두 수석이라니 놀랄만한 결과인 것이다. 말로만 듣던 그런 최부가 마패를 차고 고향 땅에 온다니 고을이 떠들썩하고 소란하다.
 
그는 나주의 자존심이요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최부가 지나갈 때마다 골목에 서있는 사람들의 함성과 박수소리가 요란하다.
  “와-와.”  “짝 짝 짝.”
 
그는 제주 추쇄경차관근무 팀 확정을 마치고 떠나는 길에 늙은 부모님을 뵙고자 나주를 들른 것이다. 그의 부모님이 사시는 집은 나주읍성 동남쪽에 있었다. 금성관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나주천변에 자리한 곳에 있는 아담한 기와집이다.

오늘날의 나주성안 금계동 70번지다. 그를 보고자 모여든 인파 때문에 겨우 길을 트며 힘들게 골목을 지나가야만 했다.
 
“키도 크고 잘생겼네.”

“인물이여, 인물.”

궁궐 안에서만 근무했던 최부라서 고향사람들은 그의 얼굴을 보려고 여기저기서 모여들었다. 좁은 골목길이 사람들로 넘쳐난다. 앞서가던 정보와 중리가 땀을 뻘뻘 흘리며 길을 튼다.

두 차례나 과거에 합격한 그는 처음으로 외근을 하게 되었다. 홍문관수찬(弘文館修撰)으로 임금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해오던 그가 부사직(副司直)으로 승진(종5품)하면서 제주도 3읍(제주목, 정의현, 대정현)의 추쇄경차관이 된 것이다.
 
그것도 임금이 직접파견한 경차관이 되어 범죄를 저지르고 멀리 섬으로 도망친 자들을 파악하러 제주로 가는 길이다. 그 무렵 큰 죄를 저지른 자들이 멀리 떨어진 제주로 숨어들거나 또는 부역이나 세금에 지친 자들이 몸을 피하려고 꼭꼭 숨어든 곳이 제주도에 많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종살이에 지친 자들이 신분을 감추고 도망친 다음 숨어들기도 했다. 당시에는 같은 전라도인 제주도에 근무하려면 먼저 근무지에 가는 길에 집에 들러 늙은 부모님께 은사를 드리고 떠나는 것이 예의였다.
 
아랫목에 앉은 노부모는 최부의 큰절을 받았다. 주름진 얼굴에는 아들을 바다건너 멀리 보내는 섭섭한 마음이 가득했다.
 
“객지에서 몸조심하고 먼 길에 주의해야한다.”
 
“염려 마세요. 어디 제가 어린앱니까? 

“그래그래 믿는다.”
 이것이 부자간에 살아서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집을 나서는 아들의 손을 잡은 어머니는 놀 줄을 몰랐다.

골목 어귀에서 아들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서있는 어머니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소리 없이 닦아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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