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매년 대학교수신문은 자체 필진과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는 대학교수들을 상대로 의견을 취합하여 당해 년의 사자성어를 발표 하는데 지난 2004년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당동벌이(黨同伐異)로 규정지었었다. 당동벌이란 옳음과 그름을 따지지 않고 오직 내편과 네 편만으로 판을 가르고 자신의 편이 아닌 자를 내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인데 부끄럽게도 11년이 지난 오늘도 당동벌이라는 사자성어는 정확히 나주시를 관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즉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이야기다, 민중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말인데 나주시는 민중의 지배를 철저히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 하 세월이 수상하다는 뜻인데 거꾸로 가는 전차를 타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솔직히 말해 대한민국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시,군의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선거를 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심히 유감이다,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결과가 더 많다는 표현인데 군소지역의 선거는 한 마디로 당동벌이를 생산하는 공장이나 다름없다. 패자의 근신은 문제될 게 없지만 승자의 독식은 천민사회를 독려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며, 엄연한 현실이다.

나주시가 지방선거가 끝 난지 1년도 채 안 되었지만 갈등이 점점 더 증폭하고 있다면 문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부분은 지도자의 부덕이 이유일 수 있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신(良臣)이 없기 때문이다. 양신과 대비되는 말이 간신(奸臣)인데 조선역사에서 살펴보면 김종서는 충신이요, 신숙주는 양신이였으며 연산군의 몰락을 부채질한 임사홍과 그의 아들 임숭재가 희대의 간신이었다. 간신(奸臣)의 위험성을 가까운 역사에서 되짚자면 군홧발 대통령, 박정희 저격사건이다. 그러나 양신 즉, 어진 신하는 군주를 위태롭게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불편하게하지도 않는다. 모든 언행가지가 일신의 영달이 아닌 사람을 걱정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 나주시에서 했던, 하고 있는 요즘 감사(監査)가 맹목적 충신에 의한 억지춘향이 성격이 짙어 걱정이다. 특정단체들의 인격이 있기에 일일이 나열은 하지 않겠지만 무릇 일은 도모하는 데는 반드시 명분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감사라는 칼은 조직 등을 정화시켜 활인(活人)을 도모하기 위한 방법이 되어야지 사적 욕구충족이나 분풀이로 휘둘러서는 살인(殺人)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을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공직자들이 능동적으로 사람을 위한 공복이 될 수 있게 노력하는 장(長)이 되기 위해선 불편부당한 업무는 지시하지 않아야 되고, 속 보이는 짓은 삼가 해야 만이 위엄이 두텁고 권위가 바로 선다.

위엄이 천박하고 권위가 허수아비처럼 갸우뚱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주시가 시끄러운 근원이 바로 이 부분이다. 공자가 책을 맨 가죽 끈이 세 번 끊어지도록 애독 했다는 주역(周易)에서 항용유회(亢龍有悔)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글자풀이는, 하늘 끝까지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르는 용(龍)은 반드시 후회하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하늘의 도는 언제나 이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권력을 잡은 자나 권력의 햇가에 있는 사람들은 그 권력이 저물지 않을 것으로 여기지만 천하의 진시황제도 불귀의 객이 되고 위록위마(指鹿爲馬 간신의 난행)에 의해서 시황제가 이룩한 왕조가 그의 아들에 의해 하루아침에 허물어져 막을 내리게 된다.

교만과 지치 줄 모르는 탐욕을 경계하는 말이 바로 항용유회이다. 반대로 잠룡(潛龍) 즉, 아직 물에 잠겨 있어 하늘에 오르기 전(前)의 용은  천하를 뒤 엎을 정도의 무한 잠재력을 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주시를 스크린해 본다면 느끼는 바가 크다. 다시 말 하지만 역사는 오늘의 나를 반성케 하고 내일을 미리 비춰보는 거울과 같다야 한다. 보편타당한 상식과 가치에 충실하면 지도자로서 어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다. 보편타당한 상식과 가치를 저버린 정치행위나 시정(市政)이라면 앞날은 그리 녹녹치 않을 것이 분명하다. 권력에 취하면 이성이 쉽게 마비되게 마련이다. 하늘 끝까지 올라가는 용(龍)이 되어서는 남은 것은 천박함뿐이다.

건강한 나주지역을 만들기 위한 이성을 되찾기들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