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나주시지부의 진면목이 적나라하게 들어 났다.

설날 전후로 나주시의 기간제 채용에 대해 비선실세의 부당성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면서 앞으로 발생될 모든 책임은 나주시장에게 있다며 사생결단을 낼 것처럼 으름장을 놓더니만 정월 보름도 채 가기 전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본래 개(犬)란 동물의 습성은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여지없이 물어뜯고 살생을 즐기지만 이놈들의 한 가지 약점은 자신보담 힘이 세면  꼬리를 사리고 만다. 

인간과 함께 수 천 년 간 동고동락하다 보니 천한 것만 닮아 가는가 보다. 공적 조직이라는 전공노나주시지부가 이런 행태를 보였다면 심히 개탄할 일이다.

공직 내부의 성찰부터 강력히 요구했어야 될 기간제 채용에 대해 뒷문을 잠가놓고 나주시민을 담보로 나주시장에게 협박수준을 넘나들더니만 결국 꼬리를 내리고 만 것은 튼튼히 잠궈 놨다는 뒷문을 활짝 열어놓고 밤 새(鳥)가 날아들기만을 기다린 모사가 통(通) 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그 모사 내용을 나주시민에게 소상히 보고해야 할 확실한 의무가 있다는 것을 양심으로 깨달아야 한다. 태산명동 호일필(泰山鳴動 虎一匹)이라면 몰라도 겨우 쥐새끼 한 마리라면 어느 시민이 그들의 존재가치를 의심치 않을 것이요, 나아가서 힐난이나 지탄을 퍼 붓지 않겠는가.

하기야 민선 5기에서 일어난 가장 수치스런 미래산단조성 사건 등에서 보여준 비겁한 침묵에서 그들의 본질이 여지없이 들통 나게 되는데 그 밥과 그 나물에게 기대치를 가졌다면  광인(狂人)이 틀림없겠지만 혹여 과거를 돌이켜 천선(遷善)이 있었나 했지만 개(犬)과 천선하는 것은 고금을 통 털어 불가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한다.

물론 그들 입장에선 오얏나무 밑에서 관(冠)만 고쳐 섰다고 항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날 일은 애시 당초 안 했어야 옳다.  

또한 이번 사건의 본질은 나주시장에 당선되면 너도나도 앞 다투어 기간제 등의 임의채용으로 선거 때 진 빚을 갚으려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구분치 못한 우(愚)가 주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전공노나주시지부에서는 관행처럼 굳어진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단 한 번도 태클을 걸지 않다가 느닷없이 안다리를 걸고 나오는 것도 꼴사납다.

우리 속담에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 꿰어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지극히 평범한 상식의 결여가 몰고 오는 파장이라면 신중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 선비들은 신독(愼獨)을 몸과 인격을 도야(陶冶)하는데 근본으로 삼았다. 신독이란 ‘다른 사람이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는 곳에 혼자 있는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지 않는 마음과 태도’라고 한다.

지도자가 이쯤 되면 어느 누가 따르지 않겠으며, 공경하지 않겠는가. 빈 깡통은 소리만 요란하게 되어 있다.

이번 일을 기회로 나주시 등의 당사자들은 소모적 일거리는 만들지 않아야 되고, 해서는 안 된다. 서로가 상당한 내상을 입었는데 문제는 이런 상처를 통해서 형성되게 되는 불신은 공무원 조직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다시 강조 하지만 나주시의회는 이러한 분쟁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나주시의 일이 곧 나주시민의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한 쪽과 문제를 제기 받은 쪽의 상호 존중적 의견 조율은 나주시의회 몫이기도 하다. 시민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에 솔로몬의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또한 집행부의 칼춤을 제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관인데 물 건너 불구경 하겠다는 심보도 칭찬받기 힘들다.

이제 남은 문제 한 가지는 서로에게 명분을 찾아주는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시민들 입에서 회자되고 있는 그러면 그렇지란 맞장구에는 변명의 궁색이 난제다.

하루 빨리 만신창이가 된 육신들을 곧추세우고 나주시민을 위한 본분의 분발에 혼신의 노력을 당부한다. 어제는 내일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달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