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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식욕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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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호] 승인 2015.03.08  21: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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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강물이 흘러간다
물결에 몸을 맡기면 시간의 식욕이 육질을 삼켜버린다
지난봄에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
기왓장의 송곳니 틈새로 스며들어온 달빛
아랫목을 기웃거리다가 내려앉은 구들장에 엉거주춤 굳어버린다
대나무로 버틴 바람벽엔 허공이 숨구멍을 뚫고
드나드는 바람들 쉼 없이 앓는 소리를 낸다
늙는다는 일, 시간에게 구멍 숭숭 뚫리는 일
시간의 식습관은 육질을 먹어치우는 일
산수유꽃잎 노을에 젖는데
파인 곳마다 물이 고인 폐가에서 노랑턱멧새는 목을 축이고
고실라진 유두는 쌀항아리 구멍 난 바닥을 질끈 긁어본다
허물어진 강둑에 파묻힌 폐가는 남은 육질에 뻥뻥 구멍질이고

유두를 빨겠다고 울어대던 아이가
구강기의 기억을 강물에 흘려보내는 사이
뚫린 기억의 저편에 미라로 말라가는 유두가 누워있다
먹이고 씻어주면 강은 흘러가는 것
폭삭 주저앉을 때까지
시간의 식욕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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