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설 명절 벽두(劈頭) 전후부터 심각한 전운이 나주시를 감돌고 있다.

전국 공무원노조 나주시지부(지부장 나상문)는 나주시의 기간제 채용에 관해 협의 등의 일체의 퇴로를 차단하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칼을 빼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 양자선택 요구가 몰고 올 파장인데 어느 한쪽이든 굴복하게 되면 회복 불능의 치명상이 불가피하게 되어 있기에 사석(死石) 싸움이 아니라 급기야 대마(大馬)의 사활이 걸린 확전도 마다하지 않을 기세이다.

이러한 못난 꼬락서니를 본의 아니게 감상하게 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양비론의 세가 크다.

전공노 나주지부의 성명서를 보면 ‘그동안 비선실세가 나주시 핵심 간부로부터 시정의 주요현안과 관련부서로부터 시장 공약사항 및 지시사항에 대한 보고를 받고 시정 핵심자료가 비서실을 통하여 전해지는 행위 등 시정을 농단하는 심각한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발본색원(拔本塞源)을 위한 반기를 들었다는 것인데 핵심간부들이 아무런 권한도 없는 사인(私人)에게 시정 등의 보고라면 그놈 참 넋 빠진 인간이란 지적이다.

시원(始原)을 찾자면 나주시 공무원들이 공직에 대한 소신과 철학, 그리고 공사의 분별없음이다. 처음부터 강하게 잘못된 행위를 부정 했더라면 그러한 농단이 가능했겠냐는 물음에 가슴에 찔리는 것이 없다면 그 놈 또한 같은 패거리이다.

바른 말 하자면 멍석을 펼쳐준 당사자가 공무원인데 멍석에서 뜀박질 한 사람만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머지는 잘 못 없음이라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이겠냐는 이야기다. 역사를, 인류 사회의 흥망과 변천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라고 사전은 적고 있다.

여기서 역사의 의미를 나주라는 지역정치를 비추어 보면 금방 무엇이 나주를 위태롭게 하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흥망과 변천이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는가? 굉장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 흥망과 변천이라는 텍스트를 놓친 정치인 치고 그 생명이 긴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우리 속담에 빈대와 스님 스토리가 있는데, 스님이 고기 맛을 알면 절집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고 한다. 스님에게 죄스런 말이지만 권력 맛과 상당히 유사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고기가 권력인데 그 권력 맛을 들인 스님이 빈대를 마다하겠냐는 이야기다.

권력 맛을 알면 염치가 없어지는, 수양(修養)의 스스로 부족은 결국 독약이 되고 마는 것이 지역의 정치 역사였다. 여기서 당사자들 모두에게 반성이 절실하다.

사람이 모여살기 시작한 원시 사회도 권력이 존재하게 되어 있다. 원시권력의 도모는 단순 먹거리의 더 많은 분배였다면 나주의 모습은 이와 같은 형태가 아니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부끄럽다는 다른 말이다.

사회정의? 귀가 솔깃한 말이다. 그러나 염치가 없다면 공염불이다. 사회 여하한 지도자는 반드시 염치에 충실해야 그 사회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공노 나주시지부도 여기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

기간제 채용 공모시에 나주시의회의 입장을 강하게 요구 했어야  맞다. 나주시 의회도 마찬가지다. 의회에서 의결된 사항과 상이할 때 반드시 집행부에 그 경위를 따져 물었어야 옳다. 게 편이 가제라면 한 통속이라는 비난은 틀림없이 받게 되어 있다.

참 인물 없다는 나주시의회다. 무엇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길 권한다. 나주시, 나주시의회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을 위한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시민들을 안중에 두지 않고 이놈 저놈 밀어 주기에만 열중이라면 그 판은 절대 온전할 리가 없다. 나주시가 이렇게 스산한 분위기는 일찍이 없었다. 민선6기가 출범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한심하다는 소리가 넘치고 남는다. 염치만이 난마처럼 얽힌 난국을 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