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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김정후(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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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호] 승인 2015.01.18  21: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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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 탐구”

도시재생에 대한 열기가 한참 고조되고 있는 지역사회 분위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파리, 런던, 빈, 카를스루에. 헬싱키, 마드리드, 뒤스브르크. 함부르크. 암스테르담, 취리히, 볼로냐 등 유럽의 산업유산 재활용 사례를 살펴본다. 도시철도, 가스공장, 교도소, 발전소, 제철소, 제빵공장, 조선소, 공장 등 다양한 기능을 가졌지만 본래의 기능을 잃은 체 방치되었던 산업유산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저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 등의 자료를 실었다.

우리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경제적 측면과 친환경적 측면, 장소 마케팅과 관광유발 효과까지 고려해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특정 지역이 간직한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고 연상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을 살펴보게 된다. 단순히 결과물로서의 변신이 아닌 변화의 뒤에 존재하는 과정과 노력까지 마주하며 우리사회의 산업유산을 재활용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저자 김정후는 영국에 거주하면서 우리보다 앞서 근대화를 경험한 서구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들을 찾아다니며 이들이 옛 건물들, 특히 근대화의 전형적인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산업유산을 어떻게 재활용했는지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책을 쓰면서 ‘누구를 위한 책인가’를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산업유산의 재활용이 몇몇 전문가들만의 몫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동참해야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소개한 14편의 산업유산 재활용 사례들은 단순히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런 일들도 가능하다는 선망이나 미담 따위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저자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하며 가능하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도시학, 지리학, 사회학을 넘나들며 다방면으로 관심의 지평을 넓혀온 저자는 그가 유럽에 건너가 살게 된 배스(Bath)에서 오래된 도시의 품위와 격조에 감동을 느낀 뒤 어떻게 도시가 오랜 세월의 켜를 잘 간직하며 역사와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관심사는 옛날 건물들을 무조건 오래된 것이라고 허물지 않고 그 모양을 존중하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유럽의 다양한 사례에 눈을 돌리게 했다. 그러면서 그가 깨달은 것은 오래된 도시일수록 자신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장소성’과‘시간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되고 낡은 것을 허물어뜨리고 새로 짓는 것은, 얼핏 매우 효율적인 방법처럼 보이나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 이전의 그 장소에 쌓인 무형의 시간과 역사를 함부로 훼손하는 일이 된다. 그리고 그런 결정이 도시를 위해서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유렵의 많은 도시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깨닫고 있었다.

산업유산의 재생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비단 단일 건물의 변화만이 아니다. 하나의 재생 프로젝트가 성공함으로써 그 주변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나아가 새로운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사례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렇듯 책에서 다루는 도시들은 산업유산의 성공적인 재활용을 위해 다양한 입장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고 합의해가는 과정을 인내하며 거쳤다. 이런 시간은 한 사회가 성숙한 논의와 협의 과정을 이루어가는 훈련이 되었을 것이고, 이렇게 경험한 토론과 토의의 과정은 이후 그 사회가 당면할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노하우로 작동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산업유산의 재활용을 통해 그 도시가 얻는 것이 비단 관광지로서의 명성, 경제적인 이익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하나의 건물, 하나의 지역을 되살리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오랜 시간 논의와 토의, 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 역시 그 도시가 산업유산의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가치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주의 도시재생을 위해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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