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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낙하산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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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3호] 승인 2014.11.02  2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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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은 종이다
일단 주인의 등에 업혀 뛰어내리면 그의 세상이 펼쳐진다
주인에게만 허리를 굽히고 손을 비비면
발 아래 세상은 그의 안방이다
하늘에 떠있는 수분 간이 그의 광영의 시간이다
세상이 낙하산 발 아래 엎드려있다
낙하산은 스스로 잘난 체다
위엄과 권위가 긴 혓바닥으로 춤을 춘다
반갑게 인사하는 팽나무도 외면하고
볼을 스치는 바람에게도 허리를 꼿꼿이 세운다
고개를 너무 뒤로 젖히는 바람에 목디스크가 생겨도
“와 무지 신난다“
풀꽃들은 꿈에도 모르는 고액의 연봉이 있고
그를 받들어 모시는 예쁜 꽃비서가
둘이나 ‘차렷’ 자세로 대기하고 있다
찾아오는 풀꽃들에겐 모르쇠로 일관한다
발 아래 꽃동네에 허리 굽힐 줄 모르는 낙하산은
스스로 주인 되기를 포기한 종이다
주인의 등에 업혀 깝죽거리는 순간을 영원으로 착각한다
낙하산은 영원히 주인이 될 수 없다
스스로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는 기생이다

굳게 닫힌 “~장실”은 화장실과 마무리가 닮았다
 “~장실”은 문이 닫힌 게 아니라 마음이 닫혀있다
스스로 택한 종의 길이기에 주인으로 가는 문을 열 줄 모른다
땅에 내리면 낙하산은 다시 팔다리가 접혀
주인이 불러낼 때까지 캄캄한 창고 속에 갇힐 것이다
손가락을 빨며, 지난 영광을 되새김질하며
언젠가 필요하면 불러내 마름 노릇을 시킬 주인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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