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고비의 어미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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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호] 승인 2014.08.22  17: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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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 된 그리움이 있다

고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죽은 자리에 풍장을 하고
어미의 앞에서 새끼낙타를 칼로 찔러 죽인다
어미는 새끼의 냄새를 일 년도 넘게 기억할 수 있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을 바꾸는 고비에서
풍장한 곳을 찾기 위해 어미낙타를 데려가려는 것이다

고비의 낙타는 속눈썹이 두 겹이고
혹도 쌍봉이고
가슴에 품은 그리움의 주머니도 두 개여서
새끼를 찾고 그리워하는 정이 가축 중에 제일이다

기억하는 한 살아있다며
안아볼 수도 만져볼 수도 없는
불가촉천민 같은 서러운 냄새를
사막의 지독한 모래폭풍에도 놓치지 않고
세상을 온통 새파랗게 물들이는 고비하늘,
그 시원의 파랑에도 물들지 않고
잘근잘근 음미하던 야생화의 향기도 젖히고
밤이면 거침없이 쏟아지는
미리내의 빛줄기에도 흘려보내지 않고
건초의 뼈보다 더 질긴
모래폭풍의 손아귀보다 더 억센
주머니에 각인시켜서

한해 전에
부풀어 오르는 목젖을 넘어간
그 비린 그리움을 퍼 올리며
어미는 망망한 고비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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