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관이 탈의실?, 금성관 기둥에 못질 ‘경악’

영산강문화축제가 되려 문화재 관리를 소홀히 한 채 개최된 역사문화축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읍성권 일원에서 개최됐던 영산강문화축제가 문화재 관리는 뒷전으로 미뤄두고 화려한 무대설치 등에만 치중, 역사문화축제로서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성관 옆에 자리한 사마교비와 금성 토평비의 역사를 소개하는 안내표지판이 먼지 등 묶은 때가 그대로 끼어 있는 채로 방치되어 있는가 하면, 사마교비와 금성 토평비의 역사적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한 보조시설물을 갖추지 않아 문화재의 훼손마저 우려되고 있었다.

▲ 축제 첫날 금성관을 찾은 한 할아버지가 묶은 때를 보다 못해 화장지를 꺼내들고 직접 휴지로 닦아내고 있었다.

축제의 주무대가 금성관이고 축제의 테마가 ‘영산강문화축제’이기에 문화재 유지관리에 세심한 배려가 있었어야 함에도 주무대 시설 등 외관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역사문화축제로서의 의미를 실추시킨 것.

오죽했으면 축제 첫날 금성관을 찾은 한 할아버지가 사마교비와 금성 토평비의 안내표지판에 쌓인 먼지 등 묶은 때를 보다 못해 화장지를 꺼내들고 직접 휴지로 닦아내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시민 박모(45․송월동)씨는 “역사문화축제가 어떻게 문화재 정비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릴 수 있느냐”면서 “얼마나 보기가 흉했으면 관람객이 안내표지판의 묶은 때를 직접 닦아 내겠느냐”며 나주시의 문화재 관리에 일침을 가했다.

또한 지난 21일 축제 셋째 날에는 생활체조 경연대회 플랭카드를 내걸면서 금성관 기둥에 못질을 해 관람객들을 경악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 축제 셋째 날에는 생활체조 경연대회 플랭카드를 내걸면서 금성관 기둥에 못질을 해 관람객들을 경악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2호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금성관에 축제행사를 위해 기둥에 못을 박고 플랭카드를 내걸은 것은 이미 역사문화축제이기를 포기한 행사라는 지적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금성관을 무대 출연진들의 탈의실로 사용하는 상식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시는 영산강문화축제 기간 동안 출연진들의 의상, 소품, 분장을 하기 위해 금성관을 탈의실로 사용해 ‘지방궁궐’이었던 금성관의 품위를 떨어뜨린 것이다.

축제장소 협소로 금성관을 굳이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면 팔도성씨올림픽 같은 것 등을 계획하는 것이 금성관의 역사적 가치에 누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문.

시민 김모(54․이창동)씨 “역사문화축제가 문화재 훼손에 노출된 채 열린 것은 시의 역사문화 의식을 의심케 하는 단면이다”면서 “역사문화축제로서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반성이 필요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