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날개들이 바람을 막고 길을 만드네
저 길은 어디로 가는 길인가
하늘은 다 같은 하늘인 줄 알았네

뼈에 각인된 고향의 살냄새
나는 저 다물지 못하는 상처를 찾아
어느 낯선 하늘을 더듬으리
나이든 호롱불처럼
지친 날개 힘없이 깜박이면
나는 또 어느 객지 보꾹에 적막한 그림자 드리우리
하늘에도 추억이 있고
풀꽃에도 그리움이 있어
앞들 쇠우렁과 거머리는 아직도 샅바를 틀어쥐고 있을까
황토빛 땀방울에 드리운 동구 밖 정자나무 넓은 오지랖
봄이면 샐쭉거리던 진달래개나리는
반기는 어느 버선발 있어 향기를 나누고
문전옥답 자운영 보랏빛 어느 눈동자에 출렁이는지

덧없이 펄럭이는 등허리 굽은 날갯짓에
부리마저 합죽해지는 날
언제까지나 떠도는 구름에
천둥소리처럼 서러울 흉터는 내 무엇을 기억하리
피붙이 같은 산하로 길을 돌이키면
내 짓무른 그리움은 고향처럼 아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