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학자로서 위명(偉名)을 날렸던 안철수 교수가 복잡다단(複雜多端)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신당을 만들겠다고 당차게 칼을 빼어 들었다.

붓 대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선 심정은 십분 이해한다 해도, 학자는 학자로서의 길을 반듯하게 걸어가는 것 또한 국가와 민족의 백년대계를 위한 참다운 헌신이 아닌가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 즉, 묻지마 범죄나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성 폭력 범죄 등등의 원천은, 사람을 상품으로 내 몰아가는 비인간적 사회 권력구조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바르지 못한 사회 권력구조의 정점에는 그가 몸담았던 서울대학을 위시한 서열화 된 학벌에도 그 책임이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안철수 교수의 초청 대담이나 연설 대학을 보면 대부분 각 지역의 유수(有數)대학이다. 물론 정치인으로서 비중을 높이기 위해 규모가 있는 대학을 선호 할 수도 있겠지만 대학서열에 끼지 못하고 소외된, 사족을 달자면 버린 자식 취급 신세인 전문대 등에서 그의 행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작위든 무의식이든 이러한 행태는 그의 잠재의식 속에 성골(聖骨)이 존재 한다는 의미도 있다. 즉 먹물 든 머리들이 사회를 이끌고 간다는, 우성(優性)만이 혁신이라는 훈장(訓長)의 한계로 보인다. 또한 대학교수로서의 출중하고 천재적 자질이 정치판에서 어떻게 작용되어질지도 의문이지만, 정치 또는 권력, 사회구조의 제 혁신 등은 인적 혁신 없이는 불가능한 현실에서 누구와 함께 정치적 구국(救國)이란 과업의 완성도를 어떻게 높여 갈지도 큰 의문이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면 실패는 자명하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해방이후 누적되고 다원화 된 불량한 사회 피로감이 대한민국 모든 부분의 발목을 움켜쥐고 있는 오늘, 안철수의 깃발아래 모인 사람들이 이러한 불량한 사회 피로감의 해체를 사명으로 여길지도 걱정이다. 그리고 2012년 12월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소극적 연대로 박정희 권력의 세습이라 할 수 있는 박근혜정권 탄생의 멍에를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 할 지도 관심이다.
물시인비(物是人非)라는 말이 있다.

자연은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는 것이 없고, 옳지 않은 것이 없는데 사람은 아름답지 않고 그릇된 것이 많다는 옛말이다. 정치 또한 여기에 다름이 없다.

그리고 신당의 참여 인물 인선 과정에서, 어중이떠중이라도 자연적 권리(생명, 재산, 자유)보장을 위한 시스템이 정치라면 이 시스템에 가장 불성실한 자들이 누구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흔적이라도 보여주길 바란다.

자식을 상위권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학원비를 대려고 주부가 노래방 도우미나 매춘도 마다하지 않는 대한민국, 고학력이 양산되고 있는 사회는 점점 더 거칠어져 가고 있는 이유가 정치뿐이라면 조자룡의 헌 칼이라도 뽑아야 되겠지만, 오로지 일등만을 협박? 하는 교육의 병폐가 국가를 멍들게 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고, 사람을 상 하게 하는 지금 안철수 의원이 당장  필요한 게 신당뿐인지도 의아하다.

공자(公子)가 천하를 휘휘 둘러보고 "내 고향 청년들이 활달하고 깨끔하여 문체 있는 비단폭 같으나 재단 할 줄 모른다"며 교육(후진양성)의 중대함을 가슴에 품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여(歸如) 모습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운 대한민국 11월 28일이다. 오늘 아침에는 하얀 눈이 그렇게 소복이 쌓였다 국가적 서설(瑞雪)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