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부끄러움의 사전적 의미는, 양심에 거리낌이 있어 떳떳하지 못한 마음이라고 적고 있다. 즉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이 곧 사람과 동물의 구별점이기도하다.

2013년 10월 11일 이날은, 나주시 의회 역사와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 가장 치욕스런 날로 기억 될 것이고, 기록 될 것이다.

미래산단이 총체적 비리 백화점이라고 낙인 찍인 집행부와 그 홍위병들에 맞서 의무부담 동의안 의결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던진 의원직 사퇴서를, 김종운, 김창선, 김판근, 김복남, 이광석, 임성환, 장행준, 박순복, 이렇게 8명의 의원이 표결에 참여해 세 사람의 의원직을 박탈하는 지방자치 초유의 참극의 사태가 일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표결에 참여한 의원들은 대 부분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최인기 국회의원으로부터 민주당 공천을 받은 사람들이고, 작년 4 . 11총선에서 낙선한 최 의원을 발 벗고 돕기 위하여 민주당을 탈당(박순복 탈당제외)한 나주시 의원들이다. 여기에 의원직을 빼앗긴 문성기, 정찬걸, 임연화 의원은 4 . 11 총선 당시 민주당 소속 배기운 현 국회의원을 지지했던 사람들인바 전후 사정을 살피자면 사퇴서 처리 표결에 최 전 의원의 보복성 함수 관계에 의심의 힘이 강하게 실리고 있다. 에서 보듯, 이 참사(慘死)의 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연륜과 경륜을 갖춘 지역의 큰 어른으로서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사태의 원만한 수습에 일조(一助)가 당연지사라는 중론에서 알 수 있듯이 책임론 회피도 어려운 처지이다. 물런 오비이락(烏飛梨落)일 수 도 있겠지만...,

어디 그 분 뿐인가, 2004년 총선 당시, 무소속 최 후보의 당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김 전 시장도 지역의 어른으로서 사태와 갈등 수습의 역할 부재(不在)와 역할 무재(無在)였다면 그 또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사퇴서 처리 안 상정의 배후 조종의혹이 불거진 임성훈 나주시장의 꼼수도 포함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쯤, 공자가 말하는 방유도(邦有道)와 방무도(邦無道)의 가르침은 모든 공직자나 공직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실천 모델이 되어야 한다. 즉 나라에 도(道)가 있을 때 벼슬을 하고, 도(道)가 없을 때는 벼슬살이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는, 무도한 군주의 학정이나 가렴주구(苛斂誅求)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공직(선비) 철학을 말하고 있다. 뒤집어 말하자면 미래산단의 총체적 불법이 횡행하는 어지러운 판에 나주시장의 주구(走狗)로 전락하여 부귀(나주시의원)를 뽐내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므로 벼슬살이에 연연해서는 수치라 할 수 있다.

하여 세 사람의 의원직 사퇴는 방무도(邦無道)에 비춰 정당성과 타당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애써 표결로써 의원직을 빼앗은 것은, 주객이 전도된 몰염치의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한다.

이제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만 남아있다.

앞으로 부끄러움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공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시민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바로 행동하는 양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인간이 된다는 것, 그것은 바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자신과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비참함 앞에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에 나오는 말에서 그들에게 부끄러움이란 무엇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