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있는 전문가를 지방의회에 대거 진출시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실시된 지방의원 유급화 이후 처음 실시된 나주시의회의 시정전반에 대한 시정질문.

무보수였던 지난 4대 시의회 때보다 자질과 내용 면에서 나아지기는커녕 퇴보됐다는 게 이번 시정질문을 지켜본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에 걸쳐 나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던 시정질문에서 몇몇 의원들의 행태는 유급화의 취지를 무색케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9일 신정훈 시장을 상대로 일문일답식 첫 보충질문에 나선 노안면 출신 김모 의원은 "2년 후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진짜냐"는 질문을 필두로 "지난 선거기간 최인기 국회의원과 불협화음이 있었다", "현재 최인기 의원과 시장과의 관계 정립은 어떻게 돼 있느냐"는 등 민생현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정치성 질문으로 5대 시의회의 시정질문에 기대를 걸고 시의회를 찾은 방청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집행부의 부족하거나 미진한 총괄답변에 대한 보충질문을 하는 자리에서 이와 같은 김 의원의 뜬금없는 발언은 시정질문이라기 보다는 '대빵' 대한 충성 맹세문 낭독이었다.

또한 시정질문에 있어서 보충질문의 취지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지 알맹이 없는 질문만을 되풀이하던 영산포 출신 김모 의원은 한술 더 떠 건설교통국장이 답변해야 될 강변우회도로 조경수목 변경에 관한 질문을 시장에게 하는가 하면, 영강동사무소 앞 진·출입로 확장 부지매입과 관련해서는 시장이 연차적으로 계획을 해 나가겠다고 답변을 했음에도 구체적인 날짜를 밝혀 달라고 생떼를 부리는 촌극을 빗어 본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의원의 명예를 걸고 시정질문을 한다더니 특정지역의 동네민원 수준의 질문만을 쏟아내 중선거구 시의원으로서 자질문제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어 송월동 출신 정모 의원이 관계 공무원의 불출석을 문제삼아 본회의가 1시간 동안 정회를 하는 등 실속 없는 시정질문으로 저녁 9시 반까지 시간을 끌어 '공무원 길들이기'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정모 의원은 노안, 다도, 왕곡면장의 출석을 확인하면서 본회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관계 공무원들이 없는 것은 의회를 경시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답변에 꼭 필요한 관계 공무원만을 출석시켜도 되는데 굳이 일선행정을 총괄하고 민원들과 접촉이 잦은 읍·면·동장 19명 전원을 이틀씩이나 묶어두려 했던 것은 시정질문보다는 '읍·면·동장 길들이기'에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시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탄력적인 회의 진행을 한다던 의장은 적절한 중재로 회의를 속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읍·면·동장들을 다 불러들일까요"라며 정모 의원을 부추겨 1시간 동안이나 정회를 선포하는 매끄럽지 못한 의사진행으로 의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이것이 나 의장이 개회사에서 큰소리 쳤던 "일부언론의 부적절한 시각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는 특급호텔의 호화판 제주연수의 결과물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