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

레오나르도다빈치는 ‘최후의 만찬’에
그려 넣을 음식을 생각하는데
칠백 날이 걸렸다네

그가 꿈꾸었던 날개를 달고
나는 하루 만에 지구를 날았네
천리안도 축지법도 날아다니는 양탄자도
이제 더 이상 동화가 아니네

일장춘몽 같은 기적이 날마다 일어나네

나는 기술왕보다 일찍 일어나고
기술왕보다 늦게 잠드네

잠든 새에 또 무슨
신기술 기적이 일어나서
진열대에 진열되어보지도 못하고
창고에서 폐기처분되어
구겨진 종이처럼 쓰레기통에 처박힐까 봐

나는 새보다 일찍 일어나고
생쥐보다 늦게 잠드네

겨울의 휴식을 위해
말끔하게 벗어던진
나목이 부러운 늦가을 아침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