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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시장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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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호] 승인 2012.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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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징, 왕규 적의 충신이었지만
당 태종 이세민 이들을 중용
피아를 가리지 않는 정치구사
‘정관의 치’라는 태평성대 이뤄
수성을 위한 외연확대도 좋지만
피아 구분하는 아집 벗어나야

 

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형 이건성을 죽이고 황태자가 된 이세민은 두 사람의 신하를 얻는다. 한사람은 위징(魏徵)이고 다른 한 사람은 왕규(王珪)다. 『정관정요』 「임현(任賢)」 제3장과 제6장에 이 두 사람의 등용 과정이 나온다. 위징은 이세민과 그의 형인 황태자 이건성의 정쟁을 지켜보며 이건성에게 적절한 방책을 세워 동생 이세민을 빨리 제거하라고 권했던 이건성의 최측근 심복이었다. 이세민은 실권을 장악한 뒤 위징을 불러 하문한다.

   
▲ 이철웅 편집국장
“네가 우리 형제 사이를 이간질한 까닭이 무엇이냐?” 그 자리에 있던 신하들은 분명 위징이 보복을 당해 곧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위징은 침착한 태도로 태연스럽게 말했다. “황태자 건성이 내말을 따랐더라면 오늘과 같은 비운은 없었을 것이오.” 이세민은 이 말을 듣고 태도를 바꿔 위징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를 간의대부(諫議大夫, 왕의 과실을 고언 하는 관직)에 임명했다.

왕규는 황태자 이건성의 중윤(中允, 태자궁을 관장하는 관직)으로 높은 예우를 받았지만, 그 후 음모사건에 연루되어 수주로 유배되었다. 건성이 주살되고 이세민이 태종에 즉위하자, 그를 불러 들여 간의대부로 삼았다.

비록 형을 죽이고 당나라 2대 황제에 오른 태종이었지만 자신의 적(형, 이건성)에게 가장 충실하고 가장 거리낌 없이 직언한 사람들을 자신의 간의대부로 중용한 것이다. 로마 최초의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에게도 이와 비슷한 기록이 있다. ‘때와 경우에 따라서는, 기회만 닿았다면 당신과 싸우고 당신을 죽였을 거라고 큰 소리 치는 이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우구스투스에게 그런 사람은 바로 유대 왕 헤롯이다. 이론상으로는 자신의 적에게 충실했던 사람은 자신과의 신뢰관계만 확립되면,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부하가 된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나를 죽이려고 획책한 사람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인 이상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정관 6년 궁에서 신하들에게 연회를 베풀던 중 태종 이세민은 왕규와 위징의 발탁 이유를 밝힌다. 연회 도중 신하 장손무기가 말하기를 “왕규와 위징은 예전에는 황태자 건성을 섬겼고 나는 이 두 사람을 원수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과 지금 이곳에서 연회에 같이 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에 태종은 “분명히 위징은 우리의 원수였던 자다. 하지만 주인(이건성)을 성심성의껏 섬긴 점은 훌륭하지 않은가? 짐은 그것이 가상하여 위징을 발탁했다. 위징의 행동은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위징은 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짐이 실은 기색을 보여도 강력히 간언하고 내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것이 짐이 위징을 중용한 이유다.” 그러면서 태종은 “위징이 짐을 적대한 죄는 옛날 관중(管仲)이 제나라 환공(桓公)을 활로 쏜 죄보다 중하지만 위징에 대한 짐의 신임은 환공이 관중을 신임한 것보다 크다”고 했다.

태종 이세민이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황제는 아니었으나 그의 가장 큰 미덕은 피아(彼我)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으며,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폭넓게 다양한 의견을 수용했다는 점이다. 위징이나 왕규처럼 한때는 경쟁관계에 있었던 적의 충신을 과감하게 중용해 중책을 맡겼을 뿐만 아니라, 간언하는 신하의 말을 듣고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신속히 개선했다. 그리고 귀에 거슬리는 직언일지언정 화내지 않고 끝까지 경청해 그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권력을 손에 쥐면 3년 안에 바보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매우 정확한 지적이다. 임성훈 시장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자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지역민들과 직장동료들로부터 부정적 시각의 중심에 있는 임 시장 주변을 물리쳐야 한다. 역사를 보더라도 최고 권력자가 간신배에 둘러싸여 그들에 휩쓸리면 규범이 더욱 파괴되고 정보차단이 일어난다. 개인의 몰락, 사업의 실패, 한 나라의 멸망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의 몰락이나 사업의 실패는 한 개인이나 CEO의 문제로 국한 되지만, 지자체의 실패나 몰락은 자치단체장 한 사람의 몰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자체의 파산을 가져오며 그에 대한 고통과 불이익은 고스란히 지역주민들 전체에게 돌아온다.

임시장이 수성을 위해 조직을 구성하고 산행을 하는 등 ‘외연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좋은 일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 소통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먼저 급한 게 있다. 일부 주민들을 적과 아군으로 구분하는 편협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세민이 적의 충신이었던 위징과 왕규를 중용해 수시로 간언을 듣고 정치를 편 결과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이뤘듯이, 임시장도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해방되라는 얘기다. 피아(彼我)를 가리지 않는 시정을 펼치라는 당부다.

‘저 사람은 누구누구 편, 저 사람 성향은 어쩌고저쩌고’하는 ‘간신배’들의 일방적 보고도 2년 정도 들었으면 물릴 때도 됐다. 그런 보고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고 위징과 왕규 같은 ‘간의대부’를 곁에 두고 시정을 펼친다면 수성은 자연스럽게 임시장의 몫이 될 것이다. 피아를 가리지 않고 훌륭한 신하를 중용하고 간언(諫言)을 수용해 정치를 펼쳤던 당 태종 이세민의 정치철학이 임 시장에게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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