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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불복(戰勝不服)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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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호] 승인 2012.04.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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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한번 거둔 승리는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응형무궁, 전승불복의 구절
생존을 위한 영원한 명제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은 2,500년 전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에 손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조직이 강해지는 전략을 6,200자의 한자(漢字)로 구성한 최고의 병서이자 삶의 지혜를 담은 경전으로서, 손자는 이 한 권의 책으로 지금 상해지역의 보잘 것 없던 오(吳)나라를 중원의 강대국으로 올려놓았다.

   
▲ 이철웅 편집국장
나주·화순 4·11총선 결과를 접하고 보니 손자병법에서 늘 강조하는 전승불복(戰勝不服)의 원리가 떠오른다. ‘전쟁에서 한번 거둔 승리는(戰勝)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不服)’. 이런 병법의 원리가 어디 한 개인에게만 적용되겠는가. 잘나가던 기업이 새로운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안주하다가 수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일이나, 영원할 줄 알았던 제국들이 교만과 방심으로 결국 역사 속에서 퇴장하는 것을 보면 영원한 승리는 없는 듯하다. 지역사회에서 최 의원의 3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탄탄하게만 느껴졌던 그의 아성도 허무하게 무너져 나주 역사 속으로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잠깐 방심해 무한한 미래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그 상황에 쉼 없이 대응하지 못해 결국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

손자병법에 승리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오행의 순환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주의 구성물질인 오행 중 어느 하나 승리를 독점하는 것은 없다(五行無常勝).’  가장 강하다고 생각되는 쇠(金)는 불(火) 앞에서는 녹아버리고, 승자인 화(火)도 또 다른 승자인 수(水) 앞에서 승리의 자리를 내주고 만다. 물은 다시 땅의 기운인 흙(土)에게 빨려 들어가며 무릎을 꿇고, 흙은 다시 나무인 목(木)에게 머리를 숙이고, 나무는 다시 쇠(金)에게 찍히고 만다 (水克金, 水克火, 土克水, 木克土, 金克木).

손자는 또 말한다. 춘하추동 사계절도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四詩無常位). 저 하늘의 태양도 동쪽에서 떠올랐다 끝내는 서쪽으로 지고 만다(日有短長). 달도 차고 기우는 순환을 한다(月有死生).

여기에 승리는 영원하지 않다는 장자(莊子)의 우화도 있다. 바로 밤나무 밭 우화다. 장자가 밤나무 밭에 놀러갔다가 이상한 까치 한 마리가 나무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장자가 까치를 향해 돌을 던져 잡으려 하는 순간 까치는 본인이 위험에 빠진 것도 모르고 나무에 있는 사마귀 한 마리를 잡아먹으려고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런데 사마귀는 자기 뒤에 있는 까치가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사실을 모른 채 매미를 향해 두 팔을 쳐들어 잡으려고 하고 있었고, 매미는 그것도 모르고 그늘 아래서 자신이 승리자인양 모든 위험을 잊고 노래하고 있었다. 장자는 순간 세상에 진정한 승자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던지려던 돌을 내려놓았다. 그때 밤나무 밭 지기가 쫓아와 장자가 밤을 훔치는 줄 알고 그에게 욕을 퍼부으며 막대기를 흔들었다. 장자 역시도 최후의 승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인간사 대부분 사람들은 서로 먹히고 물려 있으면서 자신이 영원한 승자인양 착각하고 사는데, 최인기 의원 역시 자신을 나주의 영원한 승자로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장자의 우화에 나오는 매미든, 사마귀든, 까치든, 장자든 각자 입장에서 자신이 승리의 주역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승리를 확신하고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 순간, 뒤에서 그 승리를 빼앗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그 누군가가 있는 것을 모르는 채…

손자는 전승불복이란 명제를 제시하면서 영원한 승자로 남기 위한 주요한 원칙을 하나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응형무궁(?形無窮)의 정신이다. 해석하자면 ‘무한히 변하는 상황’에 조직의 모습이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응형무궁’, 전승불복의 구절과 함께 개인의 생존과 조직의 생존을 위한 손자병법의 영원한 명제다. 어제 승리했던 방법에 도취되어 무궁한 상황변화에 새로운 전략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누군가 자신의 뒤에서 승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나주·화순 4·11총선 결과에서 우리는 이를 실감했다.

여기서 우리는 전승불복의 또 다른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원한 승리도 영원한 패배도 없다는 것이다. 승리와 패배는 돌고 도는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승자가 어디 있겠는가. 꽃이 아무리 고와도 오래가지 못하는 것처럼(花無十日紅), 권력 또한 영원할 수 없다(權不十年). 때가 되면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지금 배기운 당선자가 승리했다고 해도 언제까지 갈 것처럼 우쭐대고 자만할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지금 최인기 의원이 실패했다고 해서 절대로 좌절해서도 안 된다. 영원한 패자도 없는 것이다.

특히 배기운 당선자는 승리했다고 환호할 시간이 없다. 그 승리 뒤에 다가오는 또 다른 실패를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 거둔 승리가 영원히 반복되리라 생각하지 말라. 지금의 승리에 도취되거나 자만하다가는 결국 승리가 실패로 바뀐다. 이런 여러 메시지를 담고 있는 구절이 바로 이 전승불복의 정신이다.

승리는 언제나 탁월한 자 옆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탁월함의 함정에 빠져 지나간 승리에 집착하고 있다면 여지없이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 순간 이미 패배는 등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

배기운 당선자는 ‘승리가 미래 패배의 씨앗을 잉태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소크먼의 명언도 새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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