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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게임으로 치닫는 지역정치판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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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호] 승인 2012.03.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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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둔 지역정치판
‘치킨 게임’ 조짐 보여
패한 후보 쪽에 줄선 지방정치인
정치생면 부지하기 어려워
투표행위는 사익만을 챙기는
정치인을 응징하는 의사표현


이번 주도 영화 이야기로 시작한다. 10대의 영원한 우상인 제임스 딘과 청순한 이미지의 나탈리 우드가 주연한 10대들의 방황과 폭력, 그리고 풋풋한 사랑을 그린 영화 ‘이유 없는 반항’. 이 영화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캄캄한 밤에 벌어지는 ‘치킨 게임(chicken game)’이다. 내용은 다른 학교에서 막 전학 온 짐 스타크와 그에게 싸움을 건 토박이 패거리 대장 버즈 사이의 목숨을 건 대결이다. 이들이 대결은 해안 절벽을 향해 자동차를 몰아 질주하는 위험천만한 게임으로서 이 게임에서는 겁을 먹고 차에서 먼저 뛰어내리게 되면 지게 된다. 차에서 먼저 뛰어내리면 안전하게 목숨을 건지지만, 또래들 사이에서 영원히 겁쟁이의 불명예를 안고 살아야 한다.

   
▲ 이철웅 편집국장
치킨 게임은 한 밤중에 자동차를 몰아 서로 마주보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면서 먼저 핸들을 꺾어 피하는 사람이 겁쟁이(chicken)가 되고 패자가 되는 게임이다. 이런 치킨 게임은 어느 한쪽이 패자가 되기로 각오하지 않으면, 싸우는 두 사람 모두가 불행한 결과만을 맞을 수밖에 없는 무모한 게임이다.

4·11 총선을 앞둔 나주 정치판을 돌아보면 이 ‘치킨 게임’이 떠오른다. 지난 14일 박선원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며 민주통합당 공천권을 획득함 배기운 후보가 무소속의 최인기 후보와 맞붙게 됨으로서 ‘반최’와 ‘친최’의 피 터지는 2라운드 공이 울렸다.

1라운드는 ‘반최’ 진영의 ‘융단폭격’에 최인기 의원이 현역의원으로서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컷오프 돼 ‘최인기 타도’라는 ‘반최’ 진영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최 의원이 시,도의원 및 일부 당원들과 함께 탈당을 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으로서 지역정치판이 갑자기 이판사판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진즉부터 지역사회가 ‘친최’와 ‘반최’로 확연히 갈라지면서 이번 총선이 예사롭지 않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은 됐었다. 그러나 최 의원의 예상치 못한 컷오프에 이은 무소속 출마는 나주의 4·11총선이 ‘치킨 게임’화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하는 단초를 만들었다. 그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친최’ ‘반최’ 전선이 뚜렷하게 형성되면서, ‘친최’든 ‘반최’든 이번 총선에서 패한 후보 쪽에 줄을 선 지방정치인들은 정치생명을 부지하기가 어렵게 됐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지만 아마도 이번 총선의 패자는 나주정치판의 영원한 패자가 될 개연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졸(卒)’들이 사생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최인기든 배기운이든 국회의원 후보들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낙선하면 상경하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지역에서 정치를 계속해야 될 이들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두 후보보다 이번 총선의 승패가 더 절박하다. 그래서 총선후보 보다 이들이 더 앞만 보고 달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친최’ ‘반최’ 할 것 없이 어느 진영이든 핸들을 옆으로 꺾을 수가 없다. 서로를 향해 질주 할 수밖에 없다. ‘너 죽고 나 살자’는 형국이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을 외치는 ‘친최’와 ‘뜨거운 안녕’ 열창하며 최인기 타도를 부르짖는 ‘반최’ 앞에 정치는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승리를 해야 한다는 비이성적 사고와 음모 배신 그리고 야합만이 판을 주도하고 있다.  

‘친최’ ‘반최’ 두 후보 진영은 선거에 목을 매면서 선거의 승패만이 최고의 가치인양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공약과 대안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상대편의 발목잡기와 흠집 내기에만 급급한 이전투구가 도를 넘었다.

이러한 암울한 진흙탕 싸움은 좀처럼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해관계에 따라 상호간 증오와 배척, 덧셈과 뺄셈의 조류를 더 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정치판을 오염시키면서 유권자인 지역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저주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우리들이 우리들의 주권을 위탁하는 대표를 뽑는 일을 가볍게 여기는 순간 공적이익이 아닌 사적 이익을 챙기는 후보가 우리들의 대표로 잘못 뽑히는 일이 생겨나고, 그 결과는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의 불행으로 다가올 것임은 자명하다.

국회의원은 벼슬도 아니고 특권도 아니며 재산증식의 수단도 아니다. 그러하기에 인(仁)하고, 사적 이익 챙기지 않고, 통장을 수 십 개씩 갖고 있지 않은, 자신을 뽑아준 우리들을 위한 일을 행하는데 치열한 고민을 할 수 있는 후보자가 유권자인 우리들의 선택을 받았으면 한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토크빌의 말처럼 이번 총선을 통해 나주인의 수준을 표현해야 한다. 나주인의 자존심을 보여줘야 한다. 저들은 ‘치킨 게임’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게임에, ‘저주의 굿판’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우리는 우리의 수준을 보여주자. 투표행위는 공익이 아닌 사익만을 챙기는 부당한 정치인을 응징하고 도태시키는 의사표현이다. 4월 11일, 나주인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의사표현으로 지역정치판을 확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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