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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육사(六正六邪)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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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호] 승인 2012.0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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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에 가까운 측근발탁 인사
직원들 받을 상처 생각해 봤는지
공직자 인사 아닌 개인회사 인사
너무 심했다는 지적 줄을 이어
육사가 아닌 육정의 길 가는 것
신하의 길이고 공무원의 길


필자는 지난달 1월 13일자 본지 칼럼 ‘꽃은 줘도 열매는 주지 않는다’에서 “아부성 인물이나 사심이 깔린 충성도 등 정실을 배제하고 능력위주로 뽑아 쓸 줄 아는 용인술이 훌륭한 리더의 조건이다. 그렇다고 대업을 이루는데 기여한 측근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충성도 깊은 부하를 곁에 두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또한 논공행상도 조직관리 테크닉의 한 축이다. 하지만 상을 주고 측근을 다독거리는 것과, 중요한 자리에 인재를 골라 배치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상을 내려 충성심을 묶어 둘 수는 있지만 능력 없는 맹목적 충성심에 기반한 인사는 조직에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라며 이번에 단행된 인사를 앞두고 인사에 측근이 왜 배제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준 적이 있다.

   
▲ 이철웅 편집국장
하지만 우이독경(牛耳讀經)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서이독경(鼠耳讀經)이었는지 ‘측근배제’는 고사하고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측근발탁’ 인사로 지역사회가 뒤숭숭하다. 공무원 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연합통신’을 비롯한 여러 언론매체에서도 너무 심했다는 지적이 줄을 잇는다.

임시장의 아집(我執)에 가까운 ‘내 사람 챙기기’에 공무원들이 받아 패닉(panic)상태다. 거두절미하고 고유권한이라고 한다면 뭐라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창업공신(측근)’에게는 ‘꽃은 줘도 열매는 주지 않는다’는 인사 철학이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조직사회의 훌륭한 리더 조건으로 만사의 근본인 인사능력을 꼽는다. 이번 인사만을 갖고 임시장의 리더 능력을 논하는 것은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능력 있는 CEO는 될지언정 훌륭한 리더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인사가 ‘창업공신’ 챙기기 차원을 넘어 부하직원들에 대한 ‘선악’ 기준이 너무 주관적이어서 공직자 인사가 아닌 개인회사 인사 같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공직자 인사는 개인회사 인사와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전한시대의 학자 유향(劉向)은 훌륭한 공직자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유명하다. 그는 그가 편찬한 교훈적 설화집 「설원(設苑)」 신술(臣術)편 첫 머리에 훌륭한 신하와 못된 신하의 여섯 가지 유형을 육정(六正)과 육사(六邪)로 기술했다.

육정은 앞일을 헤아려 군주에게 선정을 베풀도록 하는 성신(聖臣), 좋은 계획을 진언하고 옳은 길로 가도록 군주를 보필하는 양신(良臣), 어진 사람을 군주에게 적극 추천하는 충신(忠臣), 일을 잘 처리해 군주를 편안하게 하는 지신(智臣), 원칙을 존중하고 청렴한 생활을 하는 정신(貞臣), 아첨 않고 면전에서 군주의 잘못을 거침없이 직언하는 직신(直臣)을 일컫는다. 반면 육사는 녹을 탐하고 지위에 안주하는 구신(具臣), 아첨을 일삼는 유신(諛臣), 겉과 속이 달라 군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간신(奸臣), 남을 참소해 분열을 일으키는 참신(讒臣), 권력과 세도를 장악해 당파를 만들고 개인적 이익만 추구하는 적신(賊臣), 군주의 혜안을 가려 나라를 망치는 망국지신(亡國之臣)은 나쁜 신하의 범주에 넣었다.

2000여 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요즘 들어도 그른 게 하나 없다. 시대를 막론하고 이런 지침들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하든 부하든 잘 가려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고 훌륭한 리더 조건으로 인사능력을 꼽는 것이다.

물론 인물의 평가와 선택은 어렵다. 황제가 육사에 둘러싸여 있으면 결국 반란이 일어나 멸망할 것이다. 나주시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육사에 둘러싸여 있으면 나주시가 망하든 시장이 물러나든 둘 중에 하나가 된다. 그래서 인재를 잘 선택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리더의 능력인 것이다. 임성훈 시장의 이번 인사가 육정을 키우고 육사를 없앤 인사였는지 아니면 육사를 키운 인사였는지는 일천여 나주시청 공무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육사가 기세를 부리면 육정은 떠나거나 없어진다. 결국 육사가 모든 것을 도맡아 관리하게 된다. 육사가 아닌 육정의 길로 가는 것이 ‘신하의 길’이고 ‘공무원의 길’이다.

지금 나주시에는 윗사람의 오판과 자만으로 잘 못된 틀린 결정에는 결단코 쓴 소리를 할 줄 아는 부하직원이  필요하며, 아랫사람의 욕구를 읽고 챙길 줄 아는 직언에 귀를 열고 아첨은 다호하게 내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특히 ‘대업(大業)’을 같이 이룬 측근들이 시장을 등에 업고 어설픈 실력행사를 일삼는 호가호위(狐假虎威)의 촌극에 놀아나는 어리석음이 없어져야 한다. 지금은 막강한(?) 혜택을 받는 호가호위의 우산아래서 거들먹거릴지라도, 머지않아 ’팽(烹)‘의 대상 우선순위로 정죄(定罪)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사였지만 임성훈 시장 중반기를 이끌어갈 진용이 대충 갖춰졌다. 이번에 승진한 사람들을 비롯해 좋은 보직에 발탁된 직원들은 나름대로 계획이 있겠지만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정을 어떻게 판단하고 시장을 받드느냐에 따라 정(正), 또는 사(邪)로 평가가 갈릴 것이다. 나주시를 위해 후회 없이 일하는 기회로 삼길 기대한다.

육사가 되지 말고 육정이 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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