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이철웅칼럼
철새는 날아가고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467호] 승인 2012.02.10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한때의 적막을 받을 지 언정
만고에 처량한 이름이 되지 말라
동고동락했던 무소속 의원들과
지지세력의 등 뒤에 비수를 꽂고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정치인
최인기 의원 정치여정에 옥에 티


“무소속으로 활동했던 사람이 다시 정당에 복귀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만, 초심으로 돌아가 백의종군 하겠다는 각오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나주시민의 염원과 명령을 받들어 최인기 국회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고, 민주통합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 이철웅 편집국장
무소속이었던 홍철식, 김판근 시의원의 민주통합당 입당의 변(辯) 일부다. 그럴듯하게 둘러댔지만 그들의 이마에는 어쩔 수 없이 ‘철새’라는 딱지가 붙었다.

정당과 신념보다는 당장의 이익과 권력을 좇아 쉽게 이곳 저 곳을 기웃거리는, 일신상의 권력욕을 위해 당적을 옮기는 ‘나주 정치 철새’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떠나면서 내놓은 회견문 또한 구차하고 가관이다. ‘나주시민의 염원과 명령을 받들어’, ‘지역사회 발전’ 등의 변(辨)을 내놓고 있으나, 최인기 의원의 당선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나주시민의 염원과 명령이라고 누가 말했단 말인가. 자가당착(自家撞着)에 아부의 극치였다. 오상고절(傲霜孤節. 서릿발이 심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외로이 지키는 절개)로 무소속을 견지하는 것이 그들의 도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이 글을 쓰는 내내 지울 수 없다. 잠시의 영화를 좇다가 두고두고 오명을 남기지 말라는 바램에서, 그들에게 ‘한때의 적막을 받을 지 언정 만고에 처량한 이름이 되지 말라’는 ‘채근담(菜根譚)’의 경구를 들려주고 싶지만 이제는 늦었다.

입당에는 그들 나름대로 앞앞이 말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만 인간에게는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적어도 생사고락까지는 아니었지만 다수의 횡포 앞에서 피눈물 나는 소수의 설음을 같이 했던 동료의원들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배신은 하지 말아야 했다. 정략과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말’을 갈아탄다면 어디 나주시민을 위한 시의원이라 할 수 있겠는가.

4?11 총선을 앞두고 작년부터 지역정치판에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어 이들의 민주통합당 입당이 크게 놀랄 일은 아니고 ‘찾잔 속의 태풍’에 그치겠지만 지역민들의 눈에는 분명 마땅치 않아 보인다.

정치인에게 가장 주요한 덕목은 말할 것도 없이 높은 도덕성과 지조, 의리일 것이다. 신념과 의지, 불의에 반할 때 목숨 걸어 항거하는 자존이 요구된다.

‘한번 집나간 여자는 또 나간다’는 말이 있듯이, 두 의원에게 선비나 지사(志士)와 같은 지조를 바라는 것은 애시 당초 무리지만, 최소한 명분과 신념을 지켜야 했으며 자신들을 밀어준 지역민들의 의사는 존중해야 했다. ‘배를 갈아 탄 게 그리 큰 문제가 되겠는가. 배가 종교도 아니고 조강지처도 아닌데 한번쯤 갈아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목표를 향해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무소속 동료의원들과 지지 세력의 등 뒤에 비수를 꽂고 홱 날아 가버린 철새라면 너무 가혹한 표현일지….

허나 생존의 ‘욕망과 두려움’ 속에 눈앞의 양지를 찾아 갔다면 철새라고 부르기에도 미흡하다. 물론 철새는 때가 되면 살기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 먹이를 찾아 이동한다. 그렇지만 철새는 수만리 먼 길을 날아가면서도 노선만큼은 분명히 지킨다. 어쩌다 강풍을 만나 본의 아니게 길을 잃게 되면 노선을 다소 수정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정확하게 목적지를 찾아 가는 것이다. 따라서 두 의원을 철새라고 불렀다가는 자칫 ‘철새 모독‘이 될지도 모르겠다.

두 의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개인의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생존적 고민’을 지역사회나 지역민의 문제로 치환(置換)하여 호들갑을 떨지 말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역겨우니까. 폐일언(蔽一言)하고 ‘지역여당’인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호가호위(狐假虎威) 하면서 편하게 시의원 한 번 더 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라는 얘기다. 그래도 ‘고뇌에 찬 결단’이니,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등의 상투적인 입당의 변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정치인 바른 정치인이다.

국회의원 3선도 좋지만 장관 두 번, 대학총장 두 번, 국회의원 두 번을 역임한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사회 최고의 실력가이며 원로로서, 총선 예비후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현역 의원으로서 두 무소속 의원의 ‘입당공작’은 어른스럽지 못했으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특히 총선후보자 공천을 얼마 앞두지 않는 상황에서 그동안 정치철학을 달리해 왔던 두 의원을 무리하게 입당시켜 자신을 지지케 한다는 것은 3선의 노욕 앞에 이성을 잃었다는 세간의 지적이다. 공천의 유무를 떠나 최인기 정치여정에 옥에 티로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홍철식, 김판근 두 의원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 지난 나주시장 선거 때 그들이 그토록 열렬히 지지했던 후보가 시장에 당선 되었다면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해 세치 혀를 놀리면서 민주당에 입당 했겠느냐고. 나주역사는 그대들을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이철웅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시민사회·노동단체…강 시장 수사 촉구 기자회견 열어
2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 지역위원장 인터뷰
3
나주시 청렴도 최하위 5등급…행정의 민낯 드러내
4
강인규 시장 조사, 나주경찰 시험대 올라
5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단순 의견개진이나 권고 수준에 그쳐
6
신정훈 "진짜 여당 의원 필요…배우자 포함 출마 사과"
7
나주시 대호동 칠전마을의 꼴불견
8
나주시선관위, 예비후보자 등록 설명회 개최
9
나주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명품 산책로 만들기엔 개선점 많아
10
나주시의회 시정질문… 시와 노조 간 갈등 문제 집중 제기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예향로 3803 (이창동) 2층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윤창화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