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꽃길을 조성해 놓고 유지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시는 지난 2001년 3천여만원의 국비를 보조받아 외국어고에서 관정동까지 1.2km구간에 940본의 무궁화를 식재, 무궁화꽃길을 조성했다.

무궁화꽃길조성사업은 당시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잘못된 위치 선정과 시방서를 무시한 주먹구구식 공사로 특혜 의혹을 받는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돼 논란이 됐었다.

시는 이러한 당초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유지관리를 철저히 해 아름다운 꽃길을 만들어 나가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해 시민들의 더욱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 도로변 꽃길 조성사업으로 심어놓은 무궁화가 관리소홀로 죽어가고 있다.

아울러 무궁화가 병해충에 걸려 고사돼 아름다운 꽃길은커녕 미관마저 헤치고 있어 무궁화꽃길조성사업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소중히 여기고 가꾸지는 못할망정 흉물처럼 방치하고 있어 나주시의 국화(國花) 의식이 '빵점'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민 박모씨는 지난달 28일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이빨 빠진 가로수도 볼만하구나 했는데 나무잎이 벌레가 먹어 가지만 남아있어 보기가 흉하다"면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될텐데 심기만 하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아 예산이 헛되이 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마다 병해충 방제, 제초작업, 가지치기 작업을 실시하는 등 유지관리를 해오고 있지만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올해는 여름철 고온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일시에 해충이 급격히 발생돼 무궁화가 고사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해충발생 확인 후 병해충 방제를 실시해 현재는 해충이 거의 구제되고 새 잎이 돋아나 있는 상태이다"면서 "앞으로는 병해충 예찰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결주 수목 보식에 대해서는 "추경에 예산을 요구해 놓은 상태"라며 "예산이 확보되는 데로 무궁화를 보식해 결주 수목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씨(46·이창동)는 "시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후관리를 기피하는 안일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면서 "예산타령만 하지말고 체계적인 관리대책을 수립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