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대부의 강인함과 나주의 양심 묘사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금남 최부 선생의 발자취를 담은 소설 '표해록(漂海錄)'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 소설 표해록 책자

화제의 주인공인 중앙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청산 윤영근 씨는 해남 출신으로 '야호! 메아리', '남도산하', '숨쉬는 영산강' 등을 출간한 중견작가로 알려져 있다.

소설 표해록은 제1편 목숨 건 표해와 제2편 중국대륙의 종단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으며 조선사대부의 절대지존으로 불렸던 금남 최부 선생이 제주 경차관으로 부임할 당시부터 연산군에 의해 참수를 당할 때까지의 일대기를 그렸다.

청산 윤영근은 최부 선생을 조선사대부의 표본이며 지극한 효심을 지녔으며 불의와 타협할 줄 몰랐던 그는 죽음 앞에서도 소신을 굽힐 줄 모르는 강골이라고 강조했다.

최부 선생은 과거에 합격해 추세경차관으로 제주도에서 근무할 때 부친의 사망소식을 듣고 고향인 나주로 돌아오는 뱃길에 풍랑을 만나 멀리 중국 땅까지 표류했다.

해적을 만나 목에 칼이 들어오는 순간에도 조선관리의 기개를 결코 잊지 않았으며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끝가지 상복을 입고 있었던 무서운 결단의 소유자였다.

소설 표해록은 조선인으로서는 최초로 중국남부대륙을 종단한 용기 있는 젊은이며 양자강에서 황하까지 다섯 개의 강물을 서로 연결한 경항 대운하를 건너가면서 조국의 농사꾼들이 가뭄에 시달리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던 시대가 필요로 하는 나주의 양심이었다고 최부 선생을 묘사했다.

작가 윤영근 씨는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소설로 쓴다는 것은 흥미 있었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들이 해야 할 몫이라 하겠으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지라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