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3만여 중 은행나무 890에 불과

나주시의 상징나무인 은행나무가 소나무에 밀려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자 시목(市木)을 소나무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일고 있다.

자전거테마파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영삼거리 국도13호선에 나주시 상징나무인 은행나무 17그루가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고사됐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 시목 은행나무 17그루가 관리소홀로 고사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은행나무 고사에 대해 나주시는 "주변에서 공사를 하면서 일부 복토된 것이 나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복토시점은 금년도 초반에 이루어졌고 나무의 이상징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있었다는 의견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국립수목과학원에 주변 토양 샘플을 채취하여 토양분석을 의뢰 중이며 복토된 토양이 본래의 높이로 환원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면서 "수목이 기력을 찾을 수 있도록 영양제를 살포하는 등 지속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양성분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취할 수 있는 복토된 토양의 환원과 영양제 살포 등의 후속대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고사된 은행나무가 시목(市木)인가 의아심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고사된 나무 외에도 주변의 나무들이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에 소홀할 경우 자칫 소중한 가로수들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나주시 가로수는 국도와 지방도 등 113km에 30,452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주요 수종으로는 느티나무와 왕벚나무, 이팝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목(市木)인 은행나무는 890그루에 불과하며 주요 국도변의 가로수는 물론 소공원도 소나무가 차지하면서 은행나무는 시목(市木)으로서 기능과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또한, 특색 있는 가로수를 심어 쾌적한 도시환경과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명분아래 심어지고 있는 가로수에 밀려 은행나무의 존재가치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박모씨(영강동·43)는 "비싼 소나무만 마구잡이로 심을 것이 아니라 나주의 상징나무인 은행나무를 잘 보호해야 한다"면서 "차리리 상징나무를 소나무로 바꾸는 것이 낳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