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화훼단지사업 재정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임시장과 담당공무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최근에 쏟아졌다. 급기야 소신행정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나주시가 뒤늦게 해명자료를 냈다.

나주시가 감사원에 변상여부 판정 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구상권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밝혀 다행스럽다. 하지만 신중치 못한 나주시의 움직임에 구상권 청구를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지역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 김민주 기자

화훼단지사건은 단체장의 선심행정이나 전횡, 관련 공무원들의 금품수수와 같은 개인적 비리나 토착비리사건이 아니다. 단체장의 적극적 정책판단과 업무추진과정에서 비롯된 과오임에도 불구하고 자치행정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형사적 처벌까지 하는 것도 부족해 재정적 손실변상까지 요구하려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친 면이 있다.

화훼단지사업은 시행과정에서 공개적인 찬반논란을 거쳤으며 시의회의 동의와 감사원과 전라남도에서 조차 사업추진을 적극 독려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또 검차 조사과정에서도 무혐의 처분과 기소처분, 재판과정에서도 무죄판결과 유죄판결이 엇갈렸을 정도로 복합적인 자치단체의 행정에 대한 과중한 처분은 적극적 자치행정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자치단체의 구상권 청구의 적법한 절차는 변상책임 여부와 법위에 대한 감사원의 판정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 감사원의 최종 판정이 나오기까지 나주시는 구상권 청구에 신중을 기해야 마땅하다.

나주시도 밝혔듯이 신 전 시장의 재산내역이 전무해 구상권의 실효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고승용차까지 가압류하면서 구상권 청구를 강변하는 것은 전임 시장에 대한 흠집 내기로 밖에 볼 수 없다.

신 전 시장의 경우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지난 16년 동안 매년 재산신고를 해왔다. 재산상황을 세상이 다 아는 상황에서 구상권을 대비해서 재산도피라도 한 것처럼 무일푼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가 아닐까 우려가 된다.

이제라도 나주시는 구상권을 둘러싼 성급한 판단이나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좀 더 냉정한 입장으로 돌아가 감사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감사원의 변상판정 과정에서도 법리적 논리를 떠나 적극적 행정을 펼쳤던 이번 사건의 공직자들에 대해 선처가 내려질 수 있기를 촉구해 본다.

이것이야말로 지역사회의 현안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온 공직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나주시를 위해 뛰어온 전임시장에 대한 합당한 예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