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507건) 제목보기제목+내용
[기획/연재] 당기다
근무력증에 걸린 화심이가 걸어간다한 걸음 뗄 때마다 우주가 젖혀진다바람은 받침대가 된다무릎을 잡아주고 허리를 지탱하고어깨를 안아준다한 걸음을 위해 온 우주를 뒤틀어야 겨우 채송화의 키를 넘는다불은 국수가닥처럼 흐물거리는 근육들이 수십 미터 크레인에 매
전숙   2019-01-18
[기획/연재] 우리 서로 섬기자
물난리가 나서 돼지들이 모두 떠내려갔다주인들은 자기 돼지를 못 알아보고 우왕좌왕하는데돼지들이 주인을 찾아왔다나의 주인은 누구일까?내 삶의 주인은 누구일까?주인을 찾기 위해 우물에 마음을 비추어본다천사가 보이다가괴물이 보이다가야누스처럼 변한다어느 것이
전숙   2018-12-28
[기획/연재] 햇밤을 삶다
햇밤을 삶는다푹 잠기도록 물을 부어 날것의 시간을 익힌다냄비 뚜껑을 여니 밤의 일생이 색인표처럼 빛깔로 정돈되었다선명한 밤색, 검은색, 누르스름한 색, 검다가 희다가 밤색이다가 한 밤제 타고난 빛깔을 잃은 것은 벌레에게 점령당했거나 병든 밤이다이토록
전숙   2018-12-07
[기획/연재] 풀뿌리 경전
유리창이 박살나고 가로등이 부러지고수백 년을 버틴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태풍에도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 없이 가부좌를 틀고 있다야차 같은 억센 바람에도 선승처럼 흔들리지 않는 저 풀뿌리가 경전이다풀의 뿌리는 중심이 없다어느 한 줄기 우뚝한 놈 없이 뿌
전숙   2018-11-30
[기획/연재] 월출산
바위가 되어보지 않은 눈물 있으랴표정을 지우고 단단해질수록실금처럼 그어져 내리는 생의 어깃장들휘청거릴 때마다 삼십과부의 졸라맨 허리띠를 빨아대는 어린것들이논두렁밭두렁을 밀고 가는 길이 되었다노을에 발을 담근 논물을 바라보노라면월출댁도 벌겋게 물들고 싶
전숙   2018-11-23
[기획/연재] 바람의 가슴
온몸이 똘똘 뭉쳐한 가지 기능만 하는 동물이 있다고 한다그러하듯 바람은 온몸이 가슴이다꽃가루부터 온갖 궂은 심부름을 다 한다펄럭여서 끌고 가는 쪽지편지에실낱의 당부를 적어 실핏줄까지 전해준다느지막한 봄날에 송홧가루도 세상에 소식을 전한다밥 먹어라밥 먹
전숙   2018-11-16
[기획/연재] 어머니의 눈물탑
좀들이 같은 기도의 시간이그렁그렁 쌓였을 것이다쌀을 씻으며 함부로 섞인 쌀뉘를 고르듯빨래를 하며 상처 같은 때를 문지르듯끼니를 거르며 목숨 같은 삯일을 버티듯 밤늦도록 공부를 하는 내 옆에서낮의 노동을 꾸벅거리며바느질을 하던어머니의 눈물탑은,돌보다 단
전숙   2018-11-02
[기획/연재] 아버지의 회초리
아버지는 가끔 뒷산에 올라 시누대를 꺾어오셨다회초리를 만들어 천정에 걸어두고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회초리를 꺼내 종아리를 때리셨다활화산처럼 쏟아지는 매질에통증은 붉은 용암처럼 끓어올랐다장딴지에 까맣게 식은 용암을 쓰다듬으며 아버지는 안티푸라민을 발
전숙   2018-10-26
[기획/연재] 싸리꽃엄마
뒷산에 싸리꽃 서럽게도 붉어초년과부의 하루는 싸리비를 묶어도 묶어도 저물지 않았다문설주에 기대어 새벽이슬에 젖던 싸리꽃 어스름한 윗방죽에 가슴을 풀어헤쳤다해가 뜨면 윤슬처럼 반짝이고 싶었던 엄마물새떼는 가슴의 문장을 물고허공으로 솟구쳐 쓸쓸히 사라져버
전숙   2018-10-14
[기획/연재] 도둑맞다
키 작은 화살나무 푸른빛사이로언뜻언뜻 비치는 샛노란 빛부지런한 벌레가 벌써 다녀갔나보다구멍 두엇 뚫린 이파리에단풍이 샛노랗게 물들었다소년소녀가장의 캄캄한 귀로길이다고문당하는 투사의 구멍 난 가슴이다꽃기억들이 뭉텅뭉텅 빠져나간 치매환자의 뇌수다초록을 끝
전숙   2018-10-07
[기획/연재] 풍경 너머
요구르트 파는 엄마곁에 다섯 살 꼬마, 쭈그려 앉았다손을 꼬고 몸을 비틀고 하품을 하는 사이 심심한 구름 몇 채 목구멍에서 폴폴 기어나온다묘목을 어르는 엄마눈동자에 이슬 몇 방울 다녀가신다젊고 고운 엄마아파트 단지 초입에서 다디단 아파트를 올려다본다거
전숙   2018-09-14
[기획/연재] 둘째마당: 북소리
쾅쾅쾅 쾅쾅쾅 북소리가 들렸지요태풍이 몰려오는 소리인 줄 알았지요아니에요 아니에요 미친바람이 몰아쳤지요밭에서 호미질하던 부지런한 꽃잎 한 장마당에서 팔방놀이하던 철부지 꽃잎 한 장우물에서 물을 긷던 살림꾼 꽃잎 한 장아버지를 걱정하던 효녀심청 꽃잎 한
전숙   2018-09-07
[기획/연재] 꽃잎의 흉터
전숙시인의 가사시 “꽃잎의 흉터”가 이영조 전 연세대 교수에 의해 칸타타로 작곡되어 ‘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님들을 위한 헌정음악회’가 9월13일,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것을 기념하여 전숙시인의 가사시 “꽃잎의 흉터” 다섯마당을 5회에 나누어 싣
전숙   2018-08-31
[기획/연재] 무슬포의 유혹
유혹하려면 꼬리쳐야 한다꼬리 아홉 달린 밤고깃배가 휘황하고 왁자하다하늘의 축제, 번개에 천둥에멸치들은 취하기 시작했다천둥에게로 번개에게로은빛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심장은 쿵쾅거리고뒤처질까봐 종종거리다가정작 나를 놓치고그물에 끌려올라간 하늘헛지느러미질
전숙   2018-08-26
[기획/연재] 폐지 보석
폐지 한 장이 빛나는 보석이라도 된다는 듯이나이든 산이 굽은 등허리를 더욱 굽혀쓰레기봉지에서 폐지를 집어내고 있다평생 무엇을 저토록 간절하게 파냈던 것일까주름진 길이 폭삭폭삭 주저앉아있다괭이 끝에 걸리는 쓸모없는 쓰레기를 능숙하게 피해폐지 한 장을 찾
전숙   2018-08-19
[기획/연재] 울어라 여름
누군가에게는 우는 게 축복일 수 있다매미는 일주일을 울기 위해무덤의 수행을 칠년 동안 한다득도하는 순간 울음이 솟구친다나무마다 울음이 납작 붙어있다여름은 블랙홀처럼 울음소리에게로 빨려든다울음소리가 하도 곡진해서세상의 모든 고막은 함께 울고 만다속수무책
전숙   2018-08-13
[기획/연재] 청려장*
누군가의 지팡이가 되겠다고 서원한 명아주는 꽃시절에도 거울 들여다보고 립스틱 한 번 발라본 적 없어서지나가던 바람은 꽃인 줄도 몰랐습니다나에게 의지하는 그이 팔이 힘들지 않도록 더욱 가볍게혹여 내 허리가 부러져 그이 넘어지는 일 없도록 더욱 단단하게하
전숙   2018-07-22
[기획/연재] 수박
목마른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수박은처음에는 손바닥바가지를 만들어 타는 혀끝을 적셔주었다그것으로는 성이 안차자수박은 마르지 않는 옹달샘이 되고자 하였다손바닥바가지에서 옹달샘이 되기까지직선의 몸이 동그랗게 말아져서기어이 온몸이 남실거리기까지육천매듭이 물
전숙   2018-07-08
[기획/연재] 나주벌 어머니
나주벌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겨운시절이 있었다아흔아홉골 산골짜기가 친정이던 엄마는쌀밥은커녕 화전으로 일군 잡곡도 귀해서 시래기죽으로 끼니를 이었다엄마는 시래기죽이 밥인 줄 알았다고모할머니 주선으로 나주벌로 시집온 엄마는 넓은 들녘만 보아도 배가 불렀다
전숙   2018-07-01
[기획/연재] 뿌리
연리지나 연리목처럼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마음을 열고 살을 열어기어이 펄떡거리는 혈관을 잇더니 급기야 네 것 내 것 구분 없이 닮아가는 것들이 어디 한두 인연이겠습니까만우리 마을 노안아짐도아짐처럼 바지런한 햇살이엉성한 문틈을 비집고 한숨회초리에 멍든
전숙   2018-06-10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예향로 3803 (이창동) 2층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윤창화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