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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질주
로마에서는 꼬리에 불을 붙여서 말을 경주시켰다고 한다불을 피하려고 죽기 살기로 달려가는 두 마리의 말악마처럼 꼬리를 붙잡고 따라오다 날렵하게 등에 올라타고 기어이 말을 통째로 삼키는 불길그 악행은 불만이 가득한 시민들을 회유하기 위해서였다는데나는 누구
전숙   2017-10-15
[기획/연재] 흉터가 길이 된다
포장길을 걷는다요철 하나 없이 반질반질한 발바닥이 즐겁다쪽 떨어진 아스콘 틈새로 바랭이 내다본다나의 반질거림이 누구에겐 재앙일 수 있구나내 발바닥 편하자고 사라져버린 길 때문에 감옥에 갇힌 명줄들이 나를 내다본다손발이 상처투성이다그 상처를 딛고 감아
전숙   2017-09-26
[기획/연재] 아파트 숲
수백수천이 모여 사는 아파트를 보아라위층 누가 기침하는지 아래층 누가 밥 짓는지 모르면 어떠랴진달래, 개나리, 무궁화 이름표 달고1층뿌리는 10층가지를 받치고 20층우듬지는 하늘을 받친다엘리베이터 체관을 타고 계단 물관을 흘러서30층은 무성한 잎을 내
전숙   2017-09-17
[기획/연재] 군함도
세상의 모든 비극은 군함도에 와서 무릎을 꿇는다태양을 강탈한 일장기가 칼날처럼 파도친다흉터의 눈물에 북받쳐 오르는 안개가 먹먹하다원자탄이 파먹은 등골, 녹아내린 폐와 콩팥 한평생을 피오줌과 차오르는 숨길로 버텼다해저 1000미터 막장이 입을 벌리면 울
전숙   2017-09-10
[기획/연재] 샛골아짐
어젯밤 샛골아짐이 떠나셨다사인은 심근경색. 방에 들어가니 까다 남은 마늘이 종지가득 다소곳하다. 종지를 치우려는데 칼질당한 마늘머리가 새까맣다. 작은댁이라는 칼날에, 한평생 난도질당했던 아짐의 심장도 저리 까맣게 썩고 말았는가.주민등본 끝줄에 쭈그려
전숙   2017-09-03
[기획/연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세상의 모든 꽃들이 천국일 때봄이거나 말거나 눈 딱 감고 수행하더니 꽃들의 향연이 끝나고 테이블마다 빈 술병이 어지러운어느 더운 날 새벽, 모시옷 떨쳐입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여자는 100일 동안 밥을 먹듯 꽃을 피웠습니다세상에서
전숙   2017-08-27
[기획/연재] 우리 형우
뇌성마비인 형우우리 병동의 공동남동생이다어린아이 지능으로, 뒤틀린 근육으로 뒤틀린 세상을 비쭉비쭉 건너고 있다해맑은 미소로 천진한 몸짓으로 눈동자에는 막막한 어둠이 출렁인다형우는 휠췌어에 앉아 밤새 개구리울음으로 이빨을 간다낮에 어머니가 다녀갔다는데그
전숙   2017-08-12
[기획/연재] 나폴레옹을 사랑하지 않는 프랑스를 사랑한다
영웅이란 무엇일까누군가의 피를 딛고 태어나는 것이 영웅이라면 나는 그런 영웅 뒷간에 버리겠다누구나 영웅이 되고 싶다누구나 스타가 되고 싶다누구나 주연이 되고 싶다그들이 밟고 설 것들 그들이 뜨겁게 들이켜야 할 것들피와 눈물이라면 그 나라에서는 영웅이
전숙   2017-08-05
[기획/연재] 눈금
눈금을 맞춘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인생이라는 재단눈금마다 바람의 맛이 다르다혀는 단맛과 서러운 맛만 기억한다아직 혀끝에 감도는 솜사탕 같은 단맛이 다음 눈금을 재촉한다조금 더 단맛을 맛보려고 여행길의 정류장 같은 눈금에 진입한다어떤 맛을 만
전숙   2017-07-30
[기획/연재] 날개를 볶다
입 하나 덜어내는 것이논마지기 값 한다는 할머니 말씀에수양딸로 집 떠난 둘째언니식구들은 언니를 떠올릴 때마다배가 고팠다포도청 같은 식욕은불판에 지글지글 날개를 볶는다언니는 울면서 몸을 오므리고오므릴수록 주걱은휘휘 허기를 휘두르며주름 사이사이 군침을 쑤
전숙   2017-07-16
[기획/연재] 폭포처럼 줄기차게 사랑하기를…
폭포는 직립의 사랑이다한눈팔지 않고 삼천궁녀처럼 필살기로 뛰어든다오금이 저리는 두려움의 한계를 넘어 소신을 향하여 내리꽂힌다사랑의 역사가 깊을수록 낙차는 높아지고 수량은 많아진다낙차와 수량은 황홀한 물보라를 만들고 물보라를 디딤돌로 사랑의 무지개가 떠
전숙   2017-07-09
[기획/연재] 고향
고향이라는 말에서는 황토먼지가 인다완행버스가 털털한 낙엽 한 장 던지고 간다가는귀먹은 고향은 목울대에 힘을 준다안 들린 만큼 볼륨을 키운다백내장은 세상의 선명도를 떨어트린다고향은 가물가물 멀어지고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방랑벽 때문에낙엽은 돌아가지도
전숙   2017-07-01
[기획/연재] 벼랑 끝에 기대어
그 여자에게선 산벚꽃향기가 났어뒷산 그림자끼리 포개고 엎드릴수록행주치마폭에 감기어 숨바꼭질할 때처럼 작은 한 몸 숨길 가슴을 헤매었어기다리는 마음은 어디에 있는 걸까벼랑 끝에 기대어 흔들릴 때버찌 같은 눈물을 말리려 했나봐안간힘으로 버티다가생살이 파인
전숙   2017-06-24
[기획/연재] 아멘
유월의 노간주나무는 배부르다바늘잎이 날아올라 우거진다바늘도 힘을 합치면 그늘이 만들어진다따갑다고 핀잔주던 다람쥐도 그늘에 든다87세 된 한겨울 노간주나무는 사지마비환자다바늘잎은 떨어져 구멍마다 바람차지다새들이 앉으려다가 여윈 가지만 흔들고 사라진다뿌리
전숙   2017-06-18
[기획/연재] 꽃잎의 흉터
사립문에 널브러진 코고무신 한 켤레주인은 어디 갔나?주인은 어디 갔나?하늘가에 낭자한 붉디붉은 울음소리 각혈 같은 석류에 알알이 박혔네광풍들은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기며 울부짖는 꽃잎을 웃으며 학대했네버려진 버러지처럼 손가락으로 짓뭉갰네 찢어진 낙엽처럼
전숙   2017-06-03
[기획/연재] 시가 된 풍경
그냥 존재만으로 시가 되는 풍경이 있네요양병원 입원실아흔살 신랑이 아흔살 각시의 콧물을 닦아주네맞절하고 합환주 나누며 백 년 동안 같이 늙어가자는 약속가뭄과 태풍을 같이 견딘 푸른 관절엔어느덧 자갈 같은 옹이만 박히고비단 같던 꽃잎은 주름 주름 사금
전숙   2017-05-28
[기획/연재] 저물녘
백년해로하겠다는 언약요양병원에 입원해서까지 현재진행형이다한발 더 긴 햇발이 생의 길목에 먼저 주저앉은 그늘에게 밝음을 나눠준다자리를 좁혀 햇빛도 달빛도 나누던 시절엔혼자 숨어 지낼 골방 같은 숨 뱉을 간격을 내주는 게 사랑이었지저물녘은 간격 제로의 시
전숙   2017-05-21
[기획/연재] 촛불로 부활하신 님이여!
님이여, 5.18은 추억이 아니어요님이여, 5.18은 그리움이 아니어요‘뭇 생명이 곧 하늘’인 파천황이 열리는 광명이어요님들의 보혈이 태반이 되고님들의 함성이 수정란이 되고 님들의 고난이 탯줄이 되어세상의 모든 아픔을 위해세상의 모든 핍박을 위해세상의
전숙   2017-05-13
[기획/연재] 풍란
죽은 듯 시들어버린 풍란의 뿌리를 잘라본다하얀 실 같은 명줄이 아직 버티고 있다이끼로 감싸서 바위에 붙이니무게를 버린 풍난의 뿌리가 허공에 길을 낸다풍찬노숙이라고 함부로 말하지말라지상을 떠나 바위나 나무를 제 거처로 삼고자했을 때그는 알았을 것이다뼈를
전숙   2017-04-30
[기획/연재] 고담주머니
사람은 죽으면 이야기꽃이 된단다무덤이 봉그랑한* 이유는달빛 같은 사연들로 고담주머니의 뱃구레가 불룩하기 때문이란다울퉁불퉁한 생의 돌팍길에 폭삭 넘어져길동이를 낳은 좀녀*는 이어도처럼 손짓하는 전복 한 마리에 마지막 숨을 놓았단다등 한 번 두드려주지 않
전숙   2017-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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