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469건) 제목보기제목+내용
[기획/연재] 화룡점정
외진 산등성이의 노송 한 그루 쉼표 한 번 찍지 않고 툭툭 불거진 길이 손가락매듭에 들어앉아 보석반지의 입점을 거부한다팔순 기념으로 손부가 해온 반지를만지작거리다가 손수건 귀퉁이에 묶는다하늘말나리꽃잎 같은 등허리는 표준 치수가 들어맞지 않아 엉덩이는
전숙   2017-12-10
[기획/연재] 풍란은 살아있다
요양병원의 풍란 한 촉땅 위의 인연을 버리기로 작정한 듯 껍질뿐인 뿌리로 허공을 향해 한 걸을 내딛고 있다한때 거울 보며 활짝 피어났을 귀걸이도 버겁다는 듯 귓불이 늘어져있다두 눈 질끈 감고 수행하시는 풍란에게 여쭌다“귀걸이가 귀찮지 않으세요? 빼드릴
전숙   2017-12-01
[기획/연재] 택배로 배달되지 않는 것
남편이 사랑90kg에 단감10kg 얹어서아들에게 택배보냈다박스가 터졌다고일만 생겼다고고맙다는 말도 없이다시는 보내지 말라 한다사랑은 분실되고 으깨진 단감만 배달된 것이다남편한테 이를 수도 없고어릴 때처럼 종아리 때릴 수도 없고…무겁다고 사
전숙   2017-11-26
[기획/연재] 하피첩*
약천에서 길어온 찻물이 달아 방안 가득 슬픔이 끓어올랐다마음 붉은 하피는 붉디붉게 타오르고어두워진 만덕산은 사금 든 노을을 폈다노랑턱맷새 목울대에 일렁이던 보일 듯 말 듯 수줍던 화촉불도 스러져무릎 꿇고 쓸어보는 다섯 폭 스란치마족두리 쓴 연지 같은
전숙   2017-11-19
[기획/연재] 나주의 불빛
1.바람 부는 날이면, 바람 부는 날이면나주의 불빛 보고싶다비단같은 수-릇한 그리움이쪽물처럼 푸-르른 첫사랑이 기다리리하롱하롱 배꽃잎 눈망울에 떠-돌고영-산강 휘어돌아 그대에게로 가고싶다꽃잎에 젖어 꽃잎에 젖어 눈물처럼 흘러가도그대에게로 한 걸음도 다
전숙   2017-11-12
[기획/연재] 투사 코스프레를 하다
치과 의자가 젖혀진다엄습하는 공포투사처럼 비장해진다지옥 같은 고문을 견뎠을 투사들,못난 주제에 또 값없는 고통은 억울해서 투사흉내를 내본다배경을 대라누가 사주했나솔직히 말하면 너는 용서해줄게감언이설에 솔깃해진 겁쟁이는 버선목까지 뒤집어 털어놓는다술 먹
전숙   2017-10-29
[기획/연재] 공주는 좋겠네
국민학교 일학년 때 일이다친구들과 공주가 주인공인 만화책을 보며“공주는 좋겠네. 맨날 맨날 예쁜 옷만 입고~”모두들 부러워서 한숨 쉬는데한 친구가 쭈뼛거리며“우리 엄마 공주다.” 그러는 거였다나는 똑똑한 척“우리나라에 공주 없는데~” 의혹의 눈초리를
전숙   2017-10-22
[기획/연재] 질주
로마에서는 꼬리에 불을 붙여서 말을 경주시켰다고 한다불을 피하려고 죽기 살기로 달려가는 두 마리의 말악마처럼 꼬리를 붙잡고 따라오다 날렵하게 등에 올라타고 기어이 말을 통째로 삼키는 불길그 악행은 불만이 가득한 시민들을 회유하기 위해서였다는데나는 누구
전숙   2017-10-15
[기획/연재] 흉터가 길이 된다
포장길을 걷는다요철 하나 없이 반질반질한 발바닥이 즐겁다쪽 떨어진 아스콘 틈새로 바랭이 내다본다나의 반질거림이 누구에겐 재앙일 수 있구나내 발바닥 편하자고 사라져버린 길 때문에 감옥에 갇힌 명줄들이 나를 내다본다손발이 상처투성이다그 상처를 딛고 감아
전숙   2017-09-26
[기획/연재] 아파트 숲
수백수천이 모여 사는 아파트를 보아라위층 누가 기침하는지 아래층 누가 밥 짓는지 모르면 어떠랴진달래, 개나리, 무궁화 이름표 달고1층뿌리는 10층가지를 받치고 20층우듬지는 하늘을 받친다엘리베이터 체관을 타고 계단 물관을 흘러서30층은 무성한 잎을 내
전숙   2017-09-17
[기획/연재] 군함도
세상의 모든 비극은 군함도에 와서 무릎을 꿇는다태양을 강탈한 일장기가 칼날처럼 파도친다흉터의 눈물에 북받쳐 오르는 안개가 먹먹하다원자탄이 파먹은 등골, 녹아내린 폐와 콩팥 한평생을 피오줌과 차오르는 숨길로 버텼다해저 1000미터 막장이 입을 벌리면 울
전숙   2017-09-10
[기획/연재] 샛골아짐
어젯밤 샛골아짐이 떠나셨다사인은 심근경색. 방에 들어가니 까다 남은 마늘이 종지가득 다소곳하다. 종지를 치우려는데 칼질당한 마늘머리가 새까맣다. 작은댁이라는 칼날에, 한평생 난도질당했던 아짐의 심장도 저리 까맣게 썩고 말았는가.주민등본 끝줄에 쭈그려
전숙   2017-09-03
[기획/연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세상의 모든 꽃들이 천국일 때봄이거나 말거나 눈 딱 감고 수행하더니 꽃들의 향연이 끝나고 테이블마다 빈 술병이 어지러운어느 더운 날 새벽, 모시옷 떨쳐입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여자는 100일 동안 밥을 먹듯 꽃을 피웠습니다세상에서
전숙   2017-08-27
[기획/연재] 우리 형우
뇌성마비인 형우우리 병동의 공동남동생이다어린아이 지능으로, 뒤틀린 근육으로 뒤틀린 세상을 비쭉비쭉 건너고 있다해맑은 미소로 천진한 몸짓으로 눈동자에는 막막한 어둠이 출렁인다형우는 휠췌어에 앉아 밤새 개구리울음으로 이빨을 간다낮에 어머니가 다녀갔다는데그
전숙   2017-08-12
[기획/연재] 나폴레옹을 사랑하지 않는 프랑스를 사랑한다
영웅이란 무엇일까누군가의 피를 딛고 태어나는 것이 영웅이라면 나는 그런 영웅 뒷간에 버리겠다누구나 영웅이 되고 싶다누구나 스타가 되고 싶다누구나 주연이 되고 싶다그들이 밟고 설 것들 그들이 뜨겁게 들이켜야 할 것들피와 눈물이라면 그 나라에서는 영웅이
전숙   2017-08-05
[기획/연재] 눈금
눈금을 맞춘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인생이라는 재단눈금마다 바람의 맛이 다르다혀는 단맛과 서러운 맛만 기억한다아직 혀끝에 감도는 솜사탕 같은 단맛이 다음 눈금을 재촉한다조금 더 단맛을 맛보려고 여행길의 정류장 같은 눈금에 진입한다어떤 맛을 만
전숙   2017-07-30
[기획/연재] 날개를 볶다
입 하나 덜어내는 것이논마지기 값 한다는 할머니 말씀에수양딸로 집 떠난 둘째언니식구들은 언니를 떠올릴 때마다배가 고팠다포도청 같은 식욕은불판에 지글지글 날개를 볶는다언니는 울면서 몸을 오므리고오므릴수록 주걱은휘휘 허기를 휘두르며주름 사이사이 군침을 쑤
전숙   2017-07-16
[기획/연재] 폭포처럼 줄기차게 사랑하기를…
폭포는 직립의 사랑이다한눈팔지 않고 삼천궁녀처럼 필살기로 뛰어든다오금이 저리는 두려움의 한계를 넘어 소신을 향하여 내리꽂힌다사랑의 역사가 깊을수록 낙차는 높아지고 수량은 많아진다낙차와 수량은 황홀한 물보라를 만들고 물보라를 디딤돌로 사랑의 무지개가 떠
전숙   2017-07-09
[기획/연재] 고향
고향이라는 말에서는 황토먼지가 인다완행버스가 털털한 낙엽 한 장 던지고 간다가는귀먹은 고향은 목울대에 힘을 준다안 들린 만큼 볼륨을 키운다백내장은 세상의 선명도를 떨어트린다고향은 가물가물 멀어지고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방랑벽 때문에낙엽은 돌아가지도
전숙   2017-07-01
[기획/연재] 벼랑 끝에 기대어
그 여자에게선 산벚꽃향기가 났어뒷산 그림자끼리 포개고 엎드릴수록행주치마폭에 감기어 숨바꼭질할 때처럼 작은 한 몸 숨길 가슴을 헤매었어기다리는 마음은 어디에 있는 걸까벼랑 끝에 기대어 흔들릴 때버찌 같은 눈물을 말리려 했나봐안간힘으로 버티다가생살이 파인
전숙   2017-06-24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예향로 3803 (이창동) 2층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나기철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