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531건) 제목보기제목+내용
[기획/연재] 에미가 한 마디 하겄는디
정치야, 이 오살놈아에미가 정치는 안 된다고 그라고 당부항께 흑사리껍데기 맹키로 시커멓게 헝클어진 길바닥에 기어이 발을 떡 들여놔부렀냐이왕지사 그랬다는디 에미가 억장이 무너져도 자석 앞길 막겄냐 잉무식한 에미라도 정치란 것을 곰곰이 씹어봉께신새벽마다
전숙   2016-01-31
[기획/연재] 울돌목
망금산에 올라 한 사내를 본다혼자 달리는 일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심장이 터지도록 울고 가는 저 사내울음소리가 목숨의 무게인 저 사내큰칼 같은 멍에가 목울대를 짓누르는 저 사내들메끈 친친 옭아매고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저 사내달빛만이 친구인 저 사내바
전숙   2016-01-23
[기획/연재] 주름
개썰매를 몰아 방향을 찾는 이투이트들은눈의 주름을 보고 길을 찾는다고 한다설원을 쓸고 간 바람의 발자국이주름을 만든다는 것이다나는 머리카락을 추켜올리고이마의 주름을 활짝 드러내었다내가 걸어온 바람 같은 길이생의 설원에 석 줄 깊은 발자국을 찍어놓았다내
전숙   2016-01-10
[기획/연재] 새해에는 곡진한 주인이 되자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새해 새 손님이 왔다하던 일을 멈추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주인을 기다리는 손님을 맞기 위해 대문을 열러 가는 길철새 같은 계약직일지라도구직에 지친 청년일지라도폐지 한 장에 목매는 할미꽃일지라도 손님이라면 버선발로 맞을 일이다손님은
전숙   2015-12-30
[기획/연재] 부부의 길
또.박.또.박. 편지를 쓰면편지는 우리를 끌고 가는 꽃길이 되지캄캄한 밤하늘을 밝히는 초롱한 별빛이 되지은행잎이 떨어지고,노란색이 사라지고, 내가 더 이상 당신의 당신이 아니어도 편지는 우리를 은행열매처럼 기억하지같이 걷는 게 참 행복했는데...종달이
전숙   2015-12-18
[기획/연재] 구만리에 날개 칠 붕새의 오로라
어둠을 밝히고자 잠실에서 몸을 일으킨너 비단처럼 심성 고운 붕새야누에의 한 생이 비단으로 환생하듯이잠실에서 날아온 꽃씨가 나주에서 대들보 같은 꽃봉오리를 올리고 에너지의 꽃인 오로라로 환생하네금성산과 영산강이 그러하듯이그곳에서는 태양도 낮은 자리에 앉
전숙   2015-12-06
[기획/연재] 닳아진다는 것
싱크대 맨 아래서랍을 여니 닳아진 놋숟가락이 가부좌를 틀고 있다. 지금 무슨 화두로 수행 중이신가? 쓸모없어졌다고 뒷방에 치워둔 어머니를 불러내어 추억처럼 감자를 벗긴다. 감자 깎는 기구로 벗길 때는 한 움큼씩 떨어져나가던 감자속살이 숟가락으로 벗겨내
전숙   2015-11-28
[기획/연재] 쉿, 비밀!
부활을 꿈꾸며 냉동인간이 된다냉동 후 다시 살아나려면조건1. 냉동 시 살아있을 것조건2. 급속냉각조건3. 서서히 녹일 것모두 알고 있다알아도 기억나지 않으면 그만(기억나지 않습니다)유언은 死後에 냉동시킬 것눈뜬 채 쉿, 비밀!
전숙   2015-11-22
[기획/연재] 보이지 않는 길
맹인 홀로 걸어간다아슬아슬하다앞에는 작은 맨홀 뚜껑이 열려있다무심한 지팡이가 비켜 짚자왼쪽 발이 맨홀에 속절없이 빠지고 만다맹인은 주저앉더니 천천히 발을 빼내고벗겨진 신발을 주워서 다시 신고똑똑거리며 멀어진다멈춰 섰던 뭉게구름자동차,가던 방향으로 붕붕
전숙   2015-11-15
[기획/연재] 낙엽이 아름다운 이유
늦가을 비가 온다질척이는 낙엽들절뚝거리며 헛소리를 하던 낙엽이 입바른 소리를 한다애야, 내가 흉하게 질척거리더라도 좀 봐 주렴물걸레처럼 그렁하게 젖어야 좋은 거름이 된단다치매갈바람에 바삭바삭 말라서 손금도 보이지 않게 부서지고중풍진눈깨비에 얼다가 녹다
전숙   2015-10-31
[기획/연재] 사라지다
반려?생각이나 행동을 함께하는 짝이나 동무라고?생각과 행동을 함께할 수 있는 건 동물뿐이라고?반려인은 없고 반려동물만 대우를 받는다똥 싸면 화장지 들고 쫓아가고 물티슈로 마감하고오줌싸라고 양탄자 깔아주고푹신히 주무시라고 양모방석 대령이다밤잠 헐어가며
전숙   2015-10-23
[기획/연재] 갑과 을
며느리일 때는 세상의 며느리자리만 보이더니시어머니가 되니 세상의 시어머니자리만 보인다며느리일 때는 며느리의 눈물만 보이더니시어머니가 되니 시어머니의 눈물만 보인다정확하게 말하면 낀 세대인 나는시어머니자리 며느리자리 두 자리 다 차지하고 있으니고맙게도
전숙   2015-10-16
[기획/연재] 씨앗의 시간
전숙   2015-10-04
[기획/연재] 향기
아파트입구 쪽으로 걸어오는데 누군가 잰걸음으로 다가오더니나와 보폭을 맞추어 걷는다돌아보니 꼬마다몇 살이에요?너는 몇 살이니?나는 일곱 살이에요.나는 예순 살 할머니다예순 살... 할머니 아닌데요....?그리고 갈림길에서 ‘안녕’하고 헤어졌는데햇살이 회
전숙   2015-09-20
[기획/연재] 밀가루와 밀가리 사이에는 두 개의 강이 있다
밀가루와 밀가리 사이에는 ㅠ와 ㅡ 라는 강이 있다밀을 빻아 만든 ‘가루’가 두 개의 강을 건너면 ‘가리’가 된다타워팰리스에서 강을 건너면 반지하월세방이다백화점마트에서 강을 건너면 재래시장이다명품이 강을 건너면 짝퉁이 된다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강이 있다
전숙   2015-09-11
[기획/연재] 알타이의 바람
대저 육신이 영혼을 품게 마련이지만알타이의 바람은 영혼 속에 육신이 있다언다는 일은 육신의 각을 견디겠다는 불굴의 의지걸음 걸음 고드름이 서걱거린다카이치*는 바람의 각을 녹여 흘러내리는 육신을 호명한다그래서 카이는 세상에서 가장 추운 바람의 문장이다땅
전숙   2015-09-06
[기획/연재] 통샘
통샘은 우리 마을의 블랙홀이다아무거나 그 샘물에 빠트리면감쪽같이 사라진다송이 할매도 그랬던가 보다그 흔한 펌프샘도 없어 바가지로 통샘물을 길러먹던 송이 할매는 하루 품을 팔고 오면 통샘으로 갔다바가지로 통샘의 마음을 흔들면통샘의 얼굴에 할매의 얼굴이
전숙   2015-08-30
[기획/연재] 허드레가 되다
정년이다이미 금이 그어진 결승점을 딛고도 마음은 뒷걸음질이다그동안의 인연들이 요실금처럼 조여지지 않는 눈물 질금거린다내 가슴에도 소나기 한바탕 쏟아진다결승점을 넘어서면 허드레의 길이다있으나 없으나 대충 눈길 한 번 주고아, 거기 네가 있었지?안 닦이는
전숙   2015-08-23
[기획/연재] 팔자 고치기
꽃양귀비 모종을 얻으러 갔다. 이미 꽃이 무성하여서 이식하기엔 늦었단다. 구석진 자갈밭의 옹색한 꽃을 잡아당기니 자갈 사이에 불안불안 떠있던 뿌리가 선심 쓰듯 들려나온다. 모종을 심으려는데 화단이 온통 자갈밭이다. 도리 없이 자갈밭에 꽃을 심고 자갈을
전숙   2015-08-09
[기획/연재] 꽃다발*
꽃다발을 본다아름다운 꽃다발은 꽃의 색이 다 달라야한다꽃의 키가 다 달라야 한다꽃의 얼굴이 다 달라야 한다모두 장미라면모두 백합이라면나는 우리를 사랑하지 않겠다삼각형 사각형 오각형우리의 모서리를 사랑하리라구르다가 구르다가 깨지고 부서졌을 상처를 공유하
전숙   201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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