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531건) 제목보기제목+내용
[기획/연재] 뫼비우스의 띠
나는 아마도 이 길을 만 번쯤 걸었을 것이다어느 날은 비가 왔고어느 날은 안개가 끼었고어느 날은 달빛이 좋았다어둠이 지배하는 이 길을내가 지치지 않고 되 걷는 힘은달빛이 좋았던 그 하루 때문이다.
전숙   2014-11-24
[기획/연재] 나무의 허공
밤새 태풍이 불었다오백년 동안 마을을 품었던 정자나무 우듬지가 찢겼다덜렁거리는 가지를 마을 청년이 잘라냈다우리는 모두 아연했다나무는 안쪽이 텅 비어 있었다보물을 허겁지겁 도둑맞은 금고 같았다아름드리 몸통을 들여다보니 아궁이처럼 캄캄했다오장육부와 그것들
전숙   2014-11-17
[기획/연재] 아! 낙하산
낙하산은 종이다일단 주인의 등에 업혀 뛰어내리면 그의 세상이 펼쳐진다주인에게만 허리를 굽히고 손을 비비면 발 아래 세상은 그의 안방이다하늘에 떠있는 수분 간이 그의 광영의 시간이다세상이 낙하산 발 아래 엎드려있다낙하산은 스스로 잘난 체다위엄과 권위가
전숙   2014-11-02
[기획/연재] 징검다리를 놓는 마음으로
세상의 위로가 된 나이팅게일의 꿈을 건너다보며촛불 같은 작은 기도가 맨 처음의 징검돌이 되었습니다어머니 같은 손바닥이 나를 등지고 세상을 향한다는 것은 이름도 없이 밤하늘을 밝히는 은하수의 작은 별들처럼나의 빛깔과 향기를 지우고 나의 에고를 버리고 썩
전숙   2014-10-27
[기획/연재] 심판의 날
햇밤을 삶는다생밤은 비슷한 크기와 비슷한 빛깔로 올망졸망 냄비에 들어앉아있다푹 잠기도록 물을 부어 날것의 시간을 익힌다냄비 뚜껑을 여니 비슷했던 얼굴들이 확 달라졌다밤의 일생이 색인표를 달 듯 빛깔로 정리되었다저를 대표하는 선명한 밤색, 검은색, 누르
전숙   2014-10-19
[기획/연재] 웃음소리
웃음은 마음의 보석이다반가울 때 좋을 때 사랑스러울 때마음의 보석이 영글어간다석류알처럼 참지 못하고 마음이 헤벌어져 보석이 쏟아져나온다기다리는 일도 웃음이고 만나는 일도 웃음이다터널을 빠져나오면 푸른 하늘이 보이듯이죽음 너머 맑고 푸르고 투명한 웃음소
전숙   2014-10-10
[기획/연재] 한글은 사랑이다
젖을 물리고, 젖으로 가득 부푼 아기의 볼따구니를 웃음으로 바라보는 어미의 눈길이 한글이다그 눈길에는 사랑이 박음질로 박혀있다한글은 까치밥이다한겨울 텅텅 빈 자연의 곳간에서 허기진 까치가 굶어죽지 않도록 남겨둔 눈물이다한글은 홍시다이빨 없는 나이든 호
전숙   2014-10-03
[기획/연재] 여자의 입술에는 지렁이가 산다
적색1호 립스틱을 입술에 문지른다죽은 듯 엎드려 있던 지렁이가 깨어난다입술의 주름이 꿈틀꿈틀 기어가는 사이에 여자의 욕망이 있다여자가 여자에게서 또 그 여자의 여자에게서 전염된 붉은 욕망은 봄날의 꽃처럼 증식하였다붉은 꽃잎 한 점이 입술에 날아 붙어
전숙   2014-09-26
[기획/연재] 부부의 강
그리던 두 강이 간절한 마음을 포개면두물머리에 스치던 바람마저 뜨거운 꽃숨을 터뜨리던, 꽃잎마다 올올이 갈기가 서던마디마디 번개 치는 계절은 어느덧 자식처럼 떠났습니다풀꽃도 고개 돌린 어느 한적한 날에매듭 매듭 옹이 백인 거칠고 미운 손을 무연히 잡으
전숙   2014-09-12
[기획/연재] 나만 따라 와~
정말?따라만 가면 쉬운 길 기찻길이거나 버스길이거나 엄마 할머니 길이거나아빠 할아버지 길이거나 선생님 길이거나 아니면 스타의 길?것도 아니면 정치가 학자의 길?것도 아니면 봉사의 길것도 아니면 재벌의 길것도 아니면공갈 사기 협박 폭력 도박 매춘의 길?
전숙   2014-08-29
[기획/연재] 고비의 어미
칼이 된 그리움이 있다고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죽은 자리에 풍장을 하고어미의 앞에서 새끼낙타를 칼로 찔러 죽인다어미는 새끼의 냄새를 일 년도 넘게 기억할 수 있어서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을 바꾸는 고비에서풍장한 곳을 찾기 위해 어미낙타를 데려가려는 것이
전숙   2014-08-22
[기획/연재] 마지막 한 사람이 국민의 대표다
이제 그만하자고 한다수백 명 중에 남은 사람 몇몇이니그만 되었다고 한다할 만큼 했다고 한다자식 팔아서 무슨 영화를 누리려느냐고 악플을 단다그러나 부모의 바람은 한가지다사랑하는 자식, 내 손으로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 싶을 뿐이다오 분 후에 수장될 줄 모
전숙   2014-08-15
[기획/연재] 윤일병에게
아들아, 아침을 차리다가 네 소식을 들었다숟가락을 놓다가 말고 하염없다가다시 숟가락을 든다네가 개처럼 핥아먹었다는 누군가의 가래침처럼끈적끈적한 액체가 목구멍으로 넘어간다오개월을 그렇게 살았구나폭력과 인신공격과 해코지를 당하면서아들아 이를 악물고 견디었
전숙   2014-08-01
[기획/연재] 돌하르방 장공익
돌명장이라는 하르방을 만났다자신이 조각한 돌하르방처럼 소박한 매무새의 하르방은먼지 한 톨이라도 날려버려야 할 눈물은 없다는 듯그 흔한 마스크 한 장 쓰지 않고 돌의 사연을 온몸으로 흡입하며돌 속에 가부좌로 들어앉아있는 제주의 혼을 끄집어내고 있었다돌은
전숙   2014-07-25
[기획/연재] 견디는 일에 대하여
그 끝이 어디일까눈을 감고 더듬어도 흐릿한 그대여분명 문턱 언저리쯤사립문 기둥에 기대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기도여,만져보고 싶고얼러보고 싶고어름 받고 싶다언제쯤 손을 내밀어주시려는가폭풍 속에서도칠성판의 지옥에서도모든 적의의 숲속에서도견디고 견디고 견딜
전숙   2014-07-18
[기획/연재] 나를 위하여
내가 밥을 고봉으로 먹으면 어떤 작은 별이 밥을 굶어야하고내가 화려한 집을 지으면 지구별의 오염원이 된다반값등록금을 외친 별은 우주바깥으로 벌써 까맣게 사라졌는데그 말을 기억하는 새끼별은쓸데없는 기억을 오래 간직한 벌로 아직도 어둠에서 노숙 중이다시인
전숙   2014-07-11
[기획/연재] 몽돌에게로 가는 길
바위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모래들은무의도에 가보면 안다그곳에는 작아지고 부드러운 일이 필생의 꿈인 바위가 있다부서지고 깎여서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몽돌이 되기까지오체투지로 길을 걷는 호룡곡산의 바위들붉은 장미 같은 단심으로 영웅심을 해체하고 있는상
전숙   2014-07-04
[기획/연재] 여고동창회에서
보랏빛등꽃향기는 누굴 유혹하고 싶었을까감자바위는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귀 기울이면, 풍금소리처럼 들리는사춘기계집아이의 심장 쿵쾅거리는 소리폭포의 무지개처럼 하늘에 걸리는 웃음소리세월의 책을 덮고 눈을 감으면시간의 머리 위로 모래바람이 휘몰아친다교문을 나
전숙   2014-06-27
[기획/연재] 당신은 내 가슴밭에 뿌려진 꽃씨입니다
나는 흙입니다나는 빈 가슴으로 당신을 기다렸습니다아, 꿈처럼긴 겨울을 녹이는 봄날의 훈풍처럼 당신은 사랑으로 나에게 왔습니다우리가 햇살처럼 신혼의 싹을 틔우고행복한 떡잎으로 가정이라는 걸음마를 내딛고무성한 잎을 내어 꽃대를 올리고 꽃을 피우기까지 우리
전숙   2014-06-20
[기획/연재] 보리암 가는 길
관음의 미소는 멀었다‘금방’이라는 바람의 말을 믿지 말았어야 했다춤추듯 내려오는 십육분음표 실바람들에게 선재동자처럼 길을 물으면“다 왔어요. 조금만 가면 돼요.”마침표의 문장들에 내 다리품도 곧 마칠 것만 같아서사위어가는 갈맷빛에게도 끄덕이고 붉게 철
전숙   201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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